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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 해외 브랜드 로열티 지급액 ‘눈덩이’

김의석 기자

eskim@

기사입력 : 2006-12-03 22:25

IC칩 신용카드 기술의존도 심화로 종속 우려
비자 “분담금 보다 인프라 투자비용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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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 해외 브랜드 로열티 지급액 ‘눈덩이’
“세계적인 카드 브랜드 회사에 지급하는 분담금을 줄이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표준규격과는 별도로 국내에서만 사용되는 IC칩 신용카드 표준 규격 개발을 적극 검토 중이다.”

“해외에서 호환되지 않는 독자적인 국내 전용 IC칩 신용카드 개발은 세계적인 카드시장 흐름에도 맞지 않을뿐더러, 자칫 단말기 가격을 인상시켜 오히려 비용부담만 가중 시킬 수도 있다.”

신용카드 해외 사용액이 사상 최고치 경신을 이어가면서 카드 브랜드사인 비자카드와 마스타카드에 지급하는 국내 카드사들의 분담금이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카드사들은 비용절감과 국내 신용카드 관련 산업의 한 단계 도약을 위해 국내 전용 IC칩 신용카드 관련 표준규격 마련을 적극 검토 중이다.

특히 마스타카드에 이어 비자카드도 주식회사로 전환을 앞두고 있어, 향후 이들이 이윤추구와 서비스 개선 전략을 들고 나올 경우 버거운 게임의 플레이어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별도 표준규격을 검토할 수 밖에 없는 다른 요인으로 풀이된다.

◆ 국제브랜드 카드사 지급 로열티 상승세

LG카드 매각을 계기로 국내 카드사들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마케팅 경쟁이 후끈 달아올랐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자사 카드회원들의 사용을 적극 유도하고 나서면서 전업카드사와 카드업 겸영은행의 신용카드 이용실적이 지난 9월 말까지 281조9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73조7000억원보다 3%인 8조2000억원 증가했다.

특히 신용카드 해외 사용액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실제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올 3분기(7~9월) 신용카드 해외사용 실적에 따르면 거주자의 신용카드(직불카드 포함) 사용금액은 13억13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8%나 급증했다. <그래프 참조>

이는 종전 최고 규모였던 올 2분기 11억9400만달러 보다 10.0% 증가한 것이다.

해외 신용카드 사용자수도 194만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5%, 2분기 대비로는 11.4% 증가했다. 1인당 신용카드 해외 사용금액은 675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0% 증가했지만 2분기에 비해서는 1.3% 감소했다.

이렇게 신용카드 해외 사용액이 급증한 것은 여름휴가와 방학 등을 맞아 내국인 출국자 수가 크게 늘어난 게 직접적인 요인이라고 한은은 분석했다. 여기에 원ㆍ달러 환율이 꾸준히 하락하고 있는 것도 사용액 증가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신용카드 사용액이 증가하면서 국내 카드사들이 국제 브랜드 카드사에 로고 사용료로 지급하는 분담금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현재 국내 카드사들은 비자, 마스타 카드에 국내 신용판매 금액의 0.03%를 수수료로 지급하고 있으며 해외 이용금액에 대해서는 비자카드는 0.03%, 마스타 카드는 0.184%를 별도 수수료로 받고 있다. <표 참조1>

2005년 상반기를 기준으로 삼성카드는 37억원, LG카드 36억원, 국민은행 34억원, 롯데카드 34억원, 비씨카드 31억원, 외환은행 23억원, 롯데카드 20억원, 신한카드 6억원 등을 브랜드 사용 수수료로 이들 브랜드 카드사에 지급했다. <표 참조2>

문제는 2004년을 기점으로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

이와 관련 금융감독원 김준닫기김준기사 모아보기현 여전감독실장은 “국내 신용카드 이용실적이 증가하면서 국제 브랜드 카드사에 지급하는 수수료가 매년 증가 추이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국내 카드사들이 해외 겸용 신용카드를 남발하고 있다는 것.

지난해 금감원 국감자료에 따르면 2005년 6월말 현재 신용카드들이 발행한 신용카드 7814만장중 4686만장이 해외 겸용 신용카드로 전체 신용카드의 61.5%에 이른다.

하지만 외국에서 사용한 실적은 1조4160억원으로 전체 이용실적 126조4300억원의 1.1%에 그쳤다.

국제브랜드 카드사들이 국내에서 거둬들인 수수료의 대부분이 국내 사용분에 매겨진 것이다. 물론 이런 제도는 외국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되고 있다. 하지만 외국에서는 지역 카드사들이 비자나 마스타 등의 전산망을 이용하기 때문에 현지 거래에 수수료를 매기는 것이 당연시된다.

이에 비해 한국에선 자체 전산망 결제가 90% 이상이다. 따라서 한국 내에서 국제브랜드 카드를 사용할 때 별도의 수수료를 내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엇보다 이들 국제브랜드 카드사들이 주식회사를 전환했거나 계획하고 있다는 것.

이와 관련 이보우 여신금융협회 수석연구위원은 “사실상 한국 카드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비자카드의 주식회사 전환은 국내 카드사에게 버거운 상대가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비자카드가 주식회사로 전환할 경우 이윤추구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윤추구를 위해서 로열티(platform commi

ssion)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시도할 공산이 크다.

단적인 예로 비자카드는 현재 현금서비스 영업에 `브랜드가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바가 없다는 이유로 현금서비스를 `분담금 산정에서 제외시키고 있다. 반면 경쟁회사인 마스타카드를 보면 지난 2000년부터 현금서비스에 대해 0.1%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마스타카드가 이미 주식회사 형태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비스 개선을 위해서 브랜드 카드사와의 서비스 경쟁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마스타카드와의 각축은 장거리 레이스로 이어질 가능성 크다는 것. 이러한 경쟁 관계는 국내 제휴카드사의 서비스나 수수료 산정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이들이 견제가 아닌 균형을 선택하는 경우 과점(oligopoly) 시장에서의 암묵적 담합이나 가격(수수료)의 하방(下方)성으로 국내 카드사의 부담이 오히려 늘어날 수도 있다.

◆ 로컬 EMV 표준규격 개발 ‘실효성 있나’

이처럼 비자나 마스타카드 로고가 찍힌 국제용 신용카드 남발로 로열티 부담이 늘어나면서 국내 카드사들은 비용절감 차원에서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EMV 표준규격과는 별도로 국내에서만 사용되는 독자적인 IC칩 신용카드 표준규격 개발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이와 관련 여신금융협회 김민기 신용카드팀장은 “국내 신용카드 시장 환경에 적합한 국내전용 IC칩 신용카드 표준규격인 KLSC(Korea Local Smart Card)와 관련 시스템 개발을 적극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신협회는 이 같은 내용의 사업제안요청서(RFP)를 하이스마텍·유비닉스·스마트카드연구소·삼성SDS·LG CNS 등 국내 관련 업계에 발송하고 12월부터 사업자 선정절차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RFP에 따르면 KLSC의 개발범위는 카드 표준규격과 온오프라인 및 비접촉식 카드 플랫폼, 신용카드용 단말기 규격, 기술인증 업무, 로컬 인증기관(CA) 구축 등을 포함하고 있다.

특히 기존의 국제 상호호환성 표준인 유로페이·마스타·비자(EMV)와의 호환성을 유지하되 국내 전용카드 시장환경에 적합한 독자규격 개발을 요구했고 비접촉식 플랫폼도 포함해 EMV·비자웨이브(비접촉식)·페이패스(비접촉식) 등을 대체하는 규격을 목표로 했다.

여신협회 측은 “국제규격인 EMV의 로열티가 현재는 무료지만 유료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에 대비하고 인증 시 발생하는 비용을 절감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독자규격은 사실상 비용절감 효과가 없고 오히려 IC칩 카드 인프라 구축 비용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국제 브랜드 카드사인 비자·마스타카드 측은 “해외에서는 호환되지 않는 독자 표준은 호환성을 높여 카드 이용을 편하게 하자는 대세를 거스르는 것이고 칩과 단말기 가격을 인상시켜 오히려 비용부담이 더 커질 것”이라며 “EMV 유료화 계획은 전혀 없다”고 부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특히 이들 국제 브랜드 카드사는 비자 마스타카드 로고가 찍힌 국제용 신용카드 남발로 인한 로열티가 부담이 되고 있다는 지적과 관련해서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한 국제 브랜드 카드사 관계자는 “국내 신용카드사로부터 받는 분담금을 로열티가 아닌 수수료로 이해해야 한다”고 지적하며 “카드 신청자의 상당수가 향후 해외 여행을 고려해서 국제용 카드를 발급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국내 카드사들이 내는 분담금은 전액 회원사에 직간접적으로 다시 돌아가고 있어 로열티로 볼 수 없다”며 “카드사는 국제 브랜드 카드사 로고가 찍힌 국제용 신용카드를 발급함으로써 컨설팅, 마케팅지원비, 상품개발지원 등 지원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자카드의 경우 국내 카드사가 낸 분담금 보다 인프라 구축, 회원 카드사의 발급 지원, 시스템 업그레이드, 컨설팅 지원 등 투자비용이 더 많아 사실상 적자구조라는 것.

실제로 비자코리아의 경우 2000년부터 2005년까지 6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는 게 회사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편, 카드업계는 여신전문금융협회를 중심으로 지난해 6월 카드사 고비용 구조 개선 계획을 발표, 불필요한 국제용 카드 발급을 자제하기로 합의했고 카드사 기획팀장 회의를 통해서도 수시로 이 문제를 논의해왔지만 별다른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국내 카드사들이 자사 카드에 대한 이미지를 제고하고 제휴 외국 브랜드 카드사로부터 마케팅 노하우 등을 제공받기 위해 국제용 카드 남발을 방치하는 경향이 없지 않다.

국제용 카드의 남발을 막기 위해서는 카드사가 신청자에게 국제용 카드와 국내용 카드의 장단점을 분명히 고지하는 일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1인당 보유 카드 수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 평균 3.6장인 만큼 국제용 카드는 1장만 발급받고 나머지는 국내용으로 발급받도록 카드사가 적극 유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표1> 국제 카드사의 수수료 부과 기준><자료 : 여신금융협회>

                                 <<표2> 국제용 신용카드 발급 및 분담금 지급 실태>
                                                                                        (단위 : 만매, 억원)
<자료 : 금융감독원, 2005. 6월말 기준>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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