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행 소비자들은 앞으로 가장 이용하고 싶은 수신상품으로 적립식펀드를 비롯해 연금신탁, ELD 등 원금보장 간접투자예금, 1년 정기예금 등을 우선순위에 올려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대출상품으로는 신용대출을 늘려주기를 갈구하고 있으며 수신상품 가입 때 가장 주목하는 부가혜택으로는 단연 은행거래 수수료 면제나 할인이었고 나머지 혜택은 연령층마다 달라서 타겟팅이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우리은행 R&D팀은 22일 지난 9월 한달 동안 전국 성인남녀 1만3000명을 대상으로 서베이 한 결과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쓰고 있는 상품은 자유입출 예금이 52.8%로 압도적이었다. 축적한 금융자산과 소득 모두 적은 20대는 58.2%나 됐다.
다음으로 1년만기 정기예금으로 50대와 60대가 각각 22.8%와 30.8%의 월등한 선호도를 나타냈다. 이어 3위에 오른 주택마련저축은 가족부양의 짐을 체감하는 30대가 18.3%나 몰려 있었는데 4위 주택마련청약예금은 30대 뿐 아니라 20대를 뺀 60대까지 미련스럽게 붙잡고 있는 상품으로 꼽혔다.
이들 상품 말고는 적립식펀드가 20,30대 비중이 높으면서 그 후 세대에도 인기를 얻었으며 3년이상 정기예금과 적금은 나이가 많을수록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앞으로 이용하고픈 상품판도는 판이해진다. <표 참조>
적립식펀드가 1순위 비율(8.2%)뿐 아니라 1,2순위 합계에서도 18.6%로 크게 앞섰다. 10%에 육박하는 20,30대 지지도를 40,50대도 만만치 않게 뒷받침 했기 때문이다.
다음 순위는 연령대별 최고 선호 상품들이 엇갈렸다. 1년이하짜리 원금보장 간접투자 예금은 60대 13.6%가 탐낸 덕이 컸고 연금신탁은 본격적 노후대비를 하는 40,50대의 11~12%대 지지가 간발의 차로 3위를 만들어냈다.
이어 4위 1년만기 정기예금은 60대의 17.3% 지지의 저력이 돋보였고 주택마련저축은 20대의 11.9% 선호가 크게 작용했으며 2~3년 이상 원금보장 간접투자예금은 50대까지 6%넘는 관심과 60대 5.1%의 선망을 이끌어 냈다.
은행 관계자는 예금보다 적립식펀드나 1년 이하 원금보장 간접투자예금 선호도가 높았고 40,50대는 연금신탁을 60대는 1년만기 정기예금 가입의향이 컸다고 풀이했다.
아울러 수신확보 경쟁 속에 소비자 민심은 우대금리보다는 거래 수수료 면제 또는 할인 서비스에 가장 혹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연령층이 수신상품 가입 혜택으로 수수료 면제나 할인을 3할 이상 원했고 50,60대는 40~50%대 희망요인으로 드러났다. 수신 가입혜택 2위 엔터테인먼트 제휴나 할인은 20대 43.7%가 군침을 흘리는 것으로 나타나 특화상품 개발의 변수로 비춰졌다.
은행 관계자는 “수신상품은 금리싸움보다 수수료 우대를 바탕으로 좋은 제휴선을 확보해 다양한 서비스 제공이 뒷받침돼야 할 것으로 예측된 셈”이라고 풀이했다.
이와 달리 여신상품은 주택구입을 위해 대출을 받은 경우가 압도적인 가운데 사업자금, 전세자금, 부동산구입, 결혼자금 등이 수요가 많았다.
다만 세대별로는 20대 전세자금과 결혼자금, 40대 사업자금 또는 부동산구입, 50대 사업자금, 60대 주택 리모델링 등 틈새 특화상품의 여지가 큰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앞으로 이용하고픈 상품으로는 신용대출을 꼽은 비율이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가장 크게 나타나 은행들의 대출행태와 가장 두드러진 엇박자를 냈다. <그림 참조>
연령층별로 보면 20대의 57.2%가 신용대출을 원했고 30,40,50대도 36~38%가 신용대출을 바랬다. 그 대신 카드론 수요는 연령별로 2~3%에 그쳤다.
이는 결국 20대에 대한 선별적 소액신용대출상품에 대한 니즈가 확연하고 다른 연령층 역시 신용대출 수요가 만만치 않음을 뜻한다.
이처럼 고객 연령층별로 니즈가 공통적인 것과 서로 다르게 나타나는 방향이 뚜렷한 것에 대해 은행 관계자는 “고객군별 타겟팅의 기본자료로 필수적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조사결과 확인된 것은 아직은 범용상품을 잘 파는 것으로 족할 수 있겠지만 고객군별 차별화된 니즈 공략과 틈새상품의 다양한 출현이 예고되고 있으며, 이는 은행 전략에 따른 변화가 아니라 고객니즈 또는 트렌드변화에 따른 것임을 일러 주고 있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