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업무면에서 좌뇌형은 판단력이 탁월하고 꼼꼼하다는 평가를 받고 우뇌형은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고 온 몸으로 뛰어다니는 열정을 보인다.
김 사장은 원칙과 정직에 큰 가치를 둔다는 점에서 좌뇌형 CEO의 성향이 짙다. 융통성을 발휘해 쉽게 처리할 수 있는 일도 하나하나 철저히 처리하는 자세를 관철하고 있다.
간혹 직원들이 회원사에 KCB의 능력을 과도하게 홍보하는 경향이 눈에 띌 경우 크게 야단을 친다. 신뢰가 중요한 상황에서 허언과 자기 과신 만한 독약은 없다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열정과 부하직원에 대한 애착에서는 어느 우뇌형 CEO에 못지 않다는 것이 주위의 평가다. 업무 외적인 어려움을 듣기 위해 매달 생일을 맞는 직원들과 식사를 같이하며 대화를 나눈다.
특히 회사 업무와 관련이 있는 행사는 아무리 힘든 상황이라도 꼭 참석하려고 한다. 업무를 알아야 직원들과 유기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고, 세계의 흐름을 모니터링하고 있어야 직원들에게 아이디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지론에서다.
이 같은 그의 성격은 직장생활의 대부분을 보낸 서울보증보험에서 길러졌다는 지적이다. 외환위기 당시 서울보증보험은 기업들의 연쇄도산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 직원들의 절반 이상이 회사를 나가고 보유한 현금은 바닥을 드러냈다.
당시 서울보증보험의 회생은 공적자금 투입 여부에 있었는데, 당시 심사부장과 기획실장으로 근무하던 그도 밤낮없이 뛰며 정부를 설득하는 데 주력했다.
결국 회사의 상황을 정부에 가감 없이 알리고 회생 가능성에 대한 합리적 근거를 설파한 것이 높은 점수를 얻어 서울보증보험은 극적으로 회생할 수 있었다.
국민은행 삼성카드 등 금융회사도 2005년 KCB를 설립하며 김 사장의 이 같은 성격을 높이 평가, 지휘봉을 넘겼다. 고객정보 보호에 신뢰를 줄 수 있고, 설립 초기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도경영을 펼칠 수 있는 인물로 적격이었다는 판단에서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