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은행 구미지점 김미희 대리는 참으로 훌륭한 직원들이 많을 텐데 자신에게 인터뷰를 청하다니 당치 않다는 표정이 역력하다.
혼례를 올린 지 10년이 더 지났고 아이를 둘씩이나 둔 이른바 ‘아줌마’답지 않을 정도로 머쓱해 한다. 하지만 이 반응은 은행 일을 정말 잘한다는 게 어떤 것인지 알아차린채, 부족한 자신을 채찍질 하며 살기 때문에 도드라져 보이는 것일 테다.
김대리는 지난 3월말 현재 전자금융 유치 전국 1위에 카드 회원모집 2위 그리고 방카슈랑스 실적도 탁월했던 억척 일꾼이다.
그래도 “좋은 지점와서 좋은 분들로부터 일을 배우고 지도를 받다 보면 누구나 낼 법한 실적을 낸 것 뿐”이라고 겸손해 하는 태도를 밑바탕에 깔고 있다. 최근에 수상한 표창은 예전 실적이 너무나 평범했다가 급성장 한 데 대한 기대의 채찍으로 받아들인 김대리다.
또한 “아무리 기를 쓰고 따라 가려해도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을 정도로 잘 하시는 분들을 열심히 쫓아가자고 분발을 다짐”하거나 “정성을 다해 친철로 대하면서 흉허물이 없을 정도의 사이가 됐다 싶으면 무지막지할 정도로 상품을 권유하기도 한다”며 평범함을 강조한다.
그러다 “특별히 내세울 게 있다면……”하고 주저하길래 이 때다 싶어 눈빛을 빛내며 그게 뭐냐고 득달같이 물어봤다.
한데 돌아온 답은 멀리까지 취재 간 기자를 허탈하게 한다.
출산 휴가를 끝마치고 대구를 벗어난 점포로는 처음으로 구미에 와서 어음교환 업무와 카드 담당으로 일하면서 김기운 팀장과 변옥주 과장이 영업하는 모습을 보고 머리와 가슴이 ‘번쩍’했다는 거다. “어깨 너머로 보니 이 분들이 한 마디 하면 고객들마다 OK하시더라구요. 아, 이 노하우를 어서 빨리 내 것으로 배워야겠구나, 하고 열심히 배웠는데 아직 발꿈치에도 못 미치나 봐요”
적극적으로 일하려는 의지로 충만하던 김대리에게 지난해 8월의 신속 창구 배치는 요즘 같은 실적의 결정적 계기가 된듯 하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이후 유명해진 김인식 감독의 리더십을 적잖이 닮았다는 한관섭 지점장의 독려와 추연달 부지점장의 세밀한 배려도 큰 힘이 된다고 한다.
“일 욕심 많은 직원이면 누구나 하는 방식으로 일하는 것 뿐이에요” 창구를 찾은 고객들의 거래정보 모니터링을 쉬지 않고, 필요하면 메모를 해 가면서 말 붙이기부터 사후 관리 포인트까지 놓치지 않고 챙기느라 분주한 게 전부란다.
둘째 아이 낳기 전까지 손 하나 까딱 않던 천생 배필 장준호씨가 요즘 들어 어찌나 집안 일을 챙기며 밀어 주는지 집에 가는 즉시 하루 피로를 그냥 풀리 게 도와준 것도 고마운 일이라고 미소 짓는다.
“이 곳 고객들이 전에 다녔던 지점 고객들보다 우리 동료들의 제안을 잘 수용해 주셔서 지점 전체의 성과가 높은 것 같다”면서도 김대리는 “자리를 옮기더라도 정성을 다해서 고객을 섬기면서 고객에 딱 맞는 상품을 권유해 윈-윈으로 만족하는 데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밝힌다.
억척스런 일 욕심에 충만한 직원들이, 빼어난 스승과 성실한 동료들을 만나 팀웍을 이뤘을 때 실적은 당연히 따라온다는 교훈을 다시 만난 봄날이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