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아웃소싱에 대해서는 현재 여러 가지 시각이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산업에 IT가 필수적인 상황임을 고려할 때 어느 정도의 아웃소싱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실제 어느 정도의 아웃소싱은 은행을 비롯한 여러 금융기관에서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어느 정도까지 IT아웃소싱을 진행하느냐가 문제다.
현재 금융권 IT아웃소싱은 토탈 IT아웃소싱에 가까울수록 금융기관 전체의 경영전략과 연관돼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금융권 IT관계자들은 대부분 IT아웃소싱을 IT적인 시각만 봐서는 안 된다고 한다.
물론, IT아웃소싱을 IT적인 시각만으로 결정할 사항은 절대 아니다. 그러나 IT아웃소싱이 경영진의 일부 논리에 의해 결정 되서도 안 될 사항이다.
왜냐면 아웃소싱 문제는 내·외부적인 환경 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외부의 금융IT 인력이 충분한가? 국가 지급결제망과 연결된 은행의 시스템을 외부에 위탁해도 가능할까? 등을 고려해야 한다.
또 그저 단순한 비용절감만을 고려해 내부 인력간의 갈등을 야기 시키는 것이 합리적인가에 대해서도 신중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최근 외환은행이 전산시스템 매각을 통한 토탈 IT아웃소싱을 추진하기 위해 검토하다가 금융감독원이 사전 협의를 통해 불가 방침을 밝혀 금융권은 물론, 사회 전반적으로 큰 문제가 된 바 있다.
당시 언론들은 외환은행의 대주주인 론스타가 매각을 위해 전산시스템까지 매각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고 토탈 IT아웃소싱은 사회 기반산업이라 할 수 있는 은행에서는 불가하다는 기사를 쏟아냈다.
실제 외환은행이 언론 등에서 우려하고 있는 IT아웃소싱을 검토했다면 IT적인 시각만으로 봐서는 많은 부분에 걸쳐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비용절감 부분 역시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IT아웃소싱을 검토한 것이 확실하다면 지나치게 경영적인 부분으로만 이뤄진 의사결정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최근에는 제일은행을 인수한 SCB(스탠다드차터드뱅크)가 SC제일은행의 IT자회사인 제일FDS를 매각하고 아웃소싱을 추진하려 하고 있어 향후 이에 대해 금융권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향후 SC제일은행이 제일FDS를 어떤 방식으로 매각하고 은행 IT아웃소싱을 어떻게 가져가느냐에 따라 또 한번 IT아웃소싱에 대한 논란이 재발될 가능성이 있다.
외국계 은행은 물론, 국내 금융기관들과 금융감독 당국은 금융기관의 IT아웃소싱에 대해 보다 신중한 검토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적절한 아웃소싱은 금융산업을 발전시키는데 약이 될 수 있지만 무리한 아웃소싱은 오히려 병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신혜권 기자 hkshi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