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투신·자산운용사들의 운용철학과 기법이 차별화되는 상황에서 대표적인 외국계 운용사 PCA투신운용 황성호 사장〈사진〉을 만났다.
황 사장은 “최근 운용업계 빅뱅 등 하루하루 변화해가는 국내 자산운용시장에서 진정으로 새로운 기회가 생길 수 있다”며 시장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기관들의 자산관리 개념이 저축에서 투자로 이전되고 있어 향후 투신시장은 확대될 수밖에 없으며 이 같은 상황이 투신운용사들의 진검승부를 유도할 것이다.”
지난 8월 PCA투신운용의 실질적인 대표 업무를 맡으며 최근 100여일이 지난 황성호 사장은 “최근 잘 나가는 주식형을 중심으로 다양한 상품을 통해 기관 및 개인고객 대상의 업무영역을 확대해 가고 있다”고 분주히 움직이는 PCA투신운용의 현주소를 드러냈다.
황 사장은 “저금리 기조가 정착돼 가는 가운데 확실한 운용철학, 고도의 전문성과 경쟁력 확보, 운용업에 대한 장기적 투자는 빼놓을 수 없는 운용사의 필수 요인”이라며 “이러한 기조 속에서 기존의 고객인 기관 뿐만 아니라 운용업의 근간인 리테일 부문을 강화해 가고 있다”고 밝혔다.
황 사장은 “기관들이 투자하는 돈은 게임룰이 있어 그대로 하면 되지만 개인은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며 “다만 개인들의 리스크 수용 분위기가 더해지고 있고 정부에서도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해 세제상품 등을 고려하고 있어 향후 시장 전망은 좋다”고 말했다.
PCA의 운용 철학은 ‘숨겨진 가치를 찾아서 시장의 공감대에 도전한다’로 시장에 미처 알려지지 않은 숨겨진 가치 혹은 시장의 불합리성 때문에 일시적으로 본질가치에 비해 저평가된 기업을 발굴해 그 기업의 제 가치에 도달할 때까지 투자하는 ‘가치투자’다.
다만 기관들의 단기수익률 기대가 사실상 문제이며 기관 자체의 평가시스템 향상을 통해 이를 극복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황 사장은 강조했다.
황 사장은 “예전엔 소수직원을 갖고 쉽게 이익을 창출하는 시장으로 투신운용업이 인식됐지만 이젠 진검승부가 요구되는 업으로 고도의 전문성과 경쟁력이 필수적”이라고 말한다.
황 사장은 지난 5월까지 CJ투자증권 사장을 역임했지만 사회생활의 대부분을 외국계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CEO다. 79년 씨티은행 서울지점서 시작해 아테네은행 부행장, 한화 헝가리은행장 씨티은행 북미담당 영업이사를 거치는 등 화려한 외국계 경력을 갖고 있다. 때문에 국내증권사에서 최근 외국계로 자리를 옮겼지만 오히려 고향에 온 듯한 느낌이라고 한다.
황 사장은 “씨티은행에서의 오랜 경험과 CJ투자증권 시절 푸르덴셜과의 합작투자 경험 등으로 외국계가 오히려 더 편하다”고 평했다. 특히 시스템적으로 계획성 있게 일하는 ‘일의 효율성’면에서 국내사보다 외국계가 앞선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사와 다른 점은 업무에 있어 계획성 있고 절차에 따른 진행”이라며 “미리미리 준비하는 외국계만의 강점이 일의 효율성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황사장은 끝으로 “향후에도 규모보단 수익성을 중시하며 영업을 강화해 나갈 것이지만 규모의 경제가 중요한 만큼 전문가를 영입, 규모면에서도 지속적으로 키워나갈 방침”이라며 “운용사는 최고의 운용팀과 시장에서의 자기만의 컬러가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PCA투신운용은 총 41명의 임직원으로 구성돼 있으며 2조6829억원(10월말 기준)의 자산운용 규모를 갖는 업계 중위권의 운용사다.
홍승훈 기자 hoony@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