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금융계에 따르면 두 은행은 지난달 30일 씨티은행의 한미은행 주식 97.5% 공개매수가 성공함에 따라 ‘Gap Analysis’팀을 통해 본격적인 통합 작업에 들어갔다.
이 팀은 상품, 업무프로세스, 지점운영방법 등 두 은행의 차이점을 분석하고 이에 따른 통합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를들어 통합 상품은 어떻게 할 것인지, 각 은행의 장기주택담보대출의 LTV산정비율 및 신용카드 스코어링시스템 등은 어떻게 맞출것인지 등을 조율하고 있다. 말하자면 통합추진위원회 격이다. 그러나 아직 조직과 관련된 구체적인 안은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씨티은행 측은 영업양수도 인가 신청도 아직 제출하지 않은 상태다.
금융감독원 한 관계자는 “통상 인수 합병의 경우 실무자 차원의 사전협의 이후 신청서를 제출하게 되는데 아직 실무자 선에서는 얘기가 없다”고 말했다.
금감원 고위관계자도 “9월내 인가를 받아서 통합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는 것만 알고 있을뿐 구체적인 얘기는 없다”고 밝혔다.
씨티은행측이 영업양수도 인가 신청서를 제출하면 간담회를 거쳐 금융감독위원회의 인가를 받게 된다. 예비인가와 본인가를 받기까지는 적어도 한달 이상은 걸린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 영업양수도의 예비인가를 받으면 씨티은행은 영업을 양도하고 서울지점의 청산작업에 들어가게 된다.
이 관계자는 “그 동안 국내 은행간의 통합은 여러차례 있었지만 외국은행과의 통합은 처음이어서 어떤 법률적인 문제가 있는지 등 검토해야 할 사항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내 은행의 통합과는 달리 어느 정도의 시간이 소요될지 단언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한미은행 고위관계자는 “씨티 측에서 현재 영업양수도 인가신청을 위한 서류들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인가 신청의 절차를 밟는 등 생각보다 오랜시간이 걸려 9월까지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미은행 노조는 지난 주 ‘한미인 총진군대회’를 시작으로 오늘부터 본점에서 천막농성에 들어간다. 또 대고객 선전물 배포, 지점에 풍선달기 등을 통해 투쟁수위를 높여간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조흥은행 등과의 연대도 모색중에 있다.
씨티은행 노사는 현재 고용승계 보장, 임금격차 해소 등 노조의 요구에 따라 교섭에 들어간 상태다. 씨티은행 노조는 홈페이지의 조합소식란을 통해 지난 19일 고용승계 보장, 인원정리시(경영상의 사유)노사합의 등 일부에 대해선 합의를 이뤘다고 밝힌 바 있다.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