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영닫기

21세기도 어느새 4년차가 돼가고 있다. 사회, 경제 각층에서 신지식인이 등장해 21세기를 선도하고 있으며 이런 바람은 금융권이라고 예외가 될 수 없다.
금융권도 점차 선진화돼 가고 있으며 기존의 사고 방식으로는 빠르게 변화하는 금융시스템에 적응하기 어려워지는 시대가 오고 있다. 국내 금융기관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선 양적인 성장뿐 아니라 질적인 성장도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선 새로운 시각과 관점을 가진 신금융인은 더욱 절실하다. 이들은 돈을 위주로 움직이는 기존의 금융시스템에서 벗어나 마케팅, 영업, 채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고 있다.
이에 따라 본지는 금융권 내외부에서 새로운 마인드로 금융권을 선도해나가는 신 금융인을 찾아 소개하고자 한다.
그 첫 번째는 현대카드의 모든 비쥬얼을 담당하고 있는 오영식 팀장이다. 〈편집자 주〉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위해 브랜드를 비쥬얼 측면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보여주는게 나의 임무다”
최근 새로운 CI를 선보인 현대카드의 비쥬얼 코디네이션팀 오영식 팀장〈사진〉의 디자인과 비즈니스에 대한 시각이다.
오영식 팀장은 약 6개월간 현대카드의 새로운 CI를 만드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
그는 “1년동안 브랜드 이미지를 50억원의 가치만큼 올리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미 언론에 의해 새로운 CI가 소개되고 지난 2일 시무식에선 CI선포식을 갖기도 했다.
오 팀장은 “새로운 CI에 대해서 아직까지 아무런 얘기가 없는 것을 보니 일단 성공했다고 본다”며 “보통 새로운 심볼이 등장하면 말도 많고 그것을 대중에게 이해시키는데 5년이 걸리는 경우도 있는데 현대카드의 CI는 사람들에게 친숙하게 받아들여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는 서체가 글로서 인식되기보다는 텍스트로 인식되기 때문에 편하게 받아들여진다는 것. 그는 이번 CI 도입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었다.
현대자동차, 현대카드 등 현대그룹이 삼성과 비교해 보수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게 사실인데 이번 CI 도입으로 그동안의 제조업 이미지를 탈피하고 좀더 글로벌한 이미지를 갖게 됐다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그가 직접 디자인한 9종의 미니카드도 마찬가지다.
오 팀장은 “미니카드는 신용카드 디자인 하나로 회사 이미지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며 “현대그룹도 트렌디한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고 또 트렌드를 선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한다.
또 “현대그룹이 모던한 접근을 했다는 것 자체로도 큰 의미를 지닌다”고 덧붙였다.
현대카드에는 비쥬얼 코디네이션팀이라는 조금은 생소한 부서가 있다.
비쥬얼 코디네이션팀은 오영식 팀장이 지난해 5월 현대카드에 입사하면서 새롭게 생긴 부서다. 그만큼 현대카드 정태영 사장이 비쥬얼 측면을 중요시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도 한다.
오영식 팀장은 이런 정태영 사장과 잘 어울리는 듀엣이라고 스스럼없이 말한다.
오 팀장은 “정태영 사장이 없었다면 미니카드와 새로운 CI는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며 “미니카드에 파격적인 칼라를 제시할 수 있었던 것도 정 사장의 감각이 한몫했다”고 밝혔다.
그는 “보통 디자이너들은 3~4개의 샘플을 경영자에게 선보이는데 대부분의 경영자들은 아무리 좋은 디자인을 선보여도 못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아 안타까울 때가 있지만 정 사장은 디자이너가 베스트로 꼽는 샘플에 대해 일치한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현재 ABC 알파벳 카드를 준비중에 있다. 이미 디자인은 거의 완료된 상황이며 새롭게 컬러링하고 디자인을 약간 변경하는 과정에 있다.
오 팀장은 10년 동안 디자인을 해 왔으며 한솔M.COM, 메리츠증권 등의 CI작업, 삼성카드 인터넷 사이트 개편 작업 등을 한 바 있다.
그는 “온·오프라인 모두에서 비쥬얼 프로모션 전략을 한꺼번에 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오영식 팀장은 마케팅에도 관심이 많다.
그는 “디자이너가 디자인을 잘하는 것은 자랑이 아니다”며 “경영자의 비즈니스에 도움이 돼야 하고 이에 따라 그림을 잘 풀어가는 능력, 비즈니스 및 마케팅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