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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부, 시한부 CRC 다스리기

한기진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3-11-26 22:06

[기자수첩]

정부가 IMF 위기 이후 쓰러져가는 기업들을 되살리고자 도입했던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CRC)제도가 앞으로 3년만 지나면 폐지된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업계 종사자들은 시장침체와 불투명 때문에 우울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CRC는 시한부 생명을 살고 있는 환자와 다름없는 것이다.

더욱 부담스러운 것은 과거 몇몇 CRC들이 주가조작 등으로 사회적 무리를 일으킨 탓에 시장의 시각이 부정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제도 도입 5년 동안 시장의 비효율적인 면을 제거하는 데 일조한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책 당국자들의 생각은 변함이 없어 보인다.

얼마전 재정경제부 금융정보분석원 주최로 ‘자금세탁방지제도’ 간담회가 열렸다.

재경부 관계자 말고도 금융감독원 검사역과 현직 수사관까지 나서 사례를 들며 ‘CRC가 자금세탁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열변을 토했다.

“사모형태로 모집되는 구조조정(CR)조합에 불법적인 자금이 정상적인 출자자인 것처럼 위장, 유입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CRC들이 불법적인 자금원을 밝혀낼 만한 조직을 갖추지 못했다”고 걱정했다.

그러나 2시간 넘게 재경부 주장만 되풀이 된 간담회는 업계관계자의 말 한마디로 무의미한 결과를 낳고 말았다.

“조합 결성후에는 반드시 출자자들에 대해 관할 세무서에 신고한다.”

즉 자금원은 반드시 밝혀지게 돼있는데도 재경부가 근거없이 너무 앞서간 꼴이 되고 말았다.

아직도 CRC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라고 해석할 수 밖에 없다. 금융이라는 것 자체가 자금세탁의 소지가 있지만 아직 발생하지도 그렇다고 가능성이 크지도 않은 것을 두고 ‘조심해라’라고 한다면 지나친 기우다.

시한부 삶을 사는 CRC를 물가에 내놓은 어린 아이쯤으로 생각하는 정책당국의 생각에 씁쓸하기만 하다.



한기진 기자 hkj7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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