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B네트워크가 지난 8월 29일 중견 제약회사인 수도약품을 인수한 지 두 달째 접어들었다.
벤처캐피탈이 인수합병(M&A)에 나선 경우는 여럿 있지만 최근 투자회수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인수는 투자회사간 시너지 효과를 노렸다는 면에서 의미가 있다.
또 수도약품이 부실기업도 아니고 매출액 200억원 정도에 순차입금이 30억원에 불과한 비교적 건전한 재무구조를 가진 기업을 인수했다는 것도 눈에 띄는 장면이다.
KTB네트워크의 수도약품 인수의 특징은 前 오너로부터 인수제의를 먼저 받았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M&A가 법정관리 기업 또는 부실에 빠진 기업을 대상으로 이뤄진다는 것과 비교할 때 오너의 인수제의는 몇 안되는 예다.
인수제의를 받을 당시 KTB는 과거와 같이 초기단계의 기업에 투자하기 보다 상장된 기업위주로 투자 리스크를 고려해 투자에 나서고 있는 시기였다.
수도약품의 제의를 받고 KTB는 회사의 재무건전성과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 인수를 결정한다.
KTB네트워크의 이광희 팀장은 “수도약품은 시장에서 상당한 네임밸류를 보유했음에도 불구하고 매출액은 200억원 정도밖에 안됐을 만큼 저평가 돼 있었다”며 수도약품의 성장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순 차입금이 30억원 정도로 인수 후 재무구조개선 작업도 용이할 것으로 봤으며 우선 수도약품의 오너가 반드시 매각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인수에 나선 이유를 밝혔다.
피인수자가 적극적으로 매각의사를 보임으로써 인수작업은 불과 4개월밖에는 소요되지 않았다.
통상적으로 인수작업이 채권단과 인수대상 기업의 내부 사정으로 최소 6개월이 필요하고 이마저도 이해 당사자간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인수가 물거품이 되는 경우가 허다한 것을 감안하면 KTB네트워크의 수도약품인수는 놀랄만한 인수작업속도로 업계는 평가한다.
KTB네트워크는 투자업체인 약물전달시스템 전문 개발업체 한국디디에스제약을 통해 수도약품을 인수함으로써 전통적 제약회사와 바이오전문회사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외국의 경우 할인점 및 편의점을 통한 제약과 건강식품의 판매가 활성화돼 있지만 국내 제약회사들은 병원과 약국에 의약품만 납품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KTB네트워크 이광희 팀장은 선진 제약회사와 국내사들의 차이점을 이렇게 설명하고 이점이 수도약품과 한국디디에스제약이 전략적으로 승부해야 하는것 이라고 설명했다.
즉 약품과 식품의 중간 단계인 건강식품 등으로 제3시장을 차지하겠다는 것이다.
이 시장은 특히 시장 참여자가 많지 않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수도약품의 제약기술과 한국디디에스제약의 바이오기술을 접목시킬 계획이다.
KTB네트워크는 이러한 목표를 성공시키기 위해 우선 외형을 키울 방침이다.
이 팀장은 “수도약품의 매출 규모는 회사 역량에 비해 지나치게 작다”며 “수익성을 어느 정도 동반해 약 1000억원 규모로 늘리는 것이 첫 목표”라고 말했다.
아울러 주주간 역할 분담을 확실히 하고 있다.
한국디디에스제약이 영업과 생산을 담당하고 KTB네트워크가 재무구조개선을 담당하는 이분화된 구조로 의사결정의 신속성과 조직적 경영전략의 수립을 노리고 있다.
한편 KTB네트워크 이광희 팀장은 수도약품의 이사직을 겸하면서 경영 자문 역할을 하고 있다.
한기진 기자 hkj7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