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국제 인증 아이덴트러스(Identrus)의 공동 도입을 다시 추진한다.
7일 금융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민, 우리, 농협, 기업은행 등이 추석 이후 아이덴트러스를 공동 도입하기 위한 논의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이들 은행은 시스템 구축, 비용 분담, 시스템 관리 방안 등에 관해 협의하게 된다.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한 사항은 없으며 외환, 조흥은행 시스템을 공동 이용하는 방안과 금융결제원에 이를 위탁하는 방안 등을 두루 검토할 방침이다. 금결원에 이를 위탁하게 되면 금결원이 인증서 등록기관인 CA를, 은행들이 발행 기관인 RA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이중 국민, 농협, 기업은행 등은 외환, 조흥은행이 아이덴트러스에 가입한 지난 2001년부터 금결원을 중심으로 공동 가입을 검토해 왔다. 우리은행은 외환, 조흥은행과 함께 가입 승인을 받아 놓은 상태다.
이들 은행은 당시, 전자 무역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았다고 판단해 고비용을 투자해야 하는 아이덴트러스 도입을 적극 추진하지 않았다.
이제 아이덴트러스를 채용한 스위프트넷(Swift Net) 가동이 1년 앞으로 다가왔고 국내 기업들과 거래하는 다국적 기업들이 국제 인증을 기반으로 한 eL/C(온라인 신용장) 발행을 의무화하는 등 전자 무역 환경이 조성되자 대형 은행들이 전략을 바꿨다.
실제로 외환은행은 조만간, 가전제품을 취급하는 독일 다국적 기업과 국내 거래업체 들간에 eL/C를 발행할 예정이다.
이 독일 기업은 지난해, 국내 거래 업체들에게 자사의 ERP 표준에 맞춰 eL/C만을 발행하겠다고 통보했다.
이에 따라 이 기업의 수입선인 국내 거래 업체들은 외환은행에 eL/C를 취급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구현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아이덴트러스는 전자 무역 관련 인프라이며 이제 이를 갖춰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며 “아이덴트러스를 도입해 전자 무역 결제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미선 기자 u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