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세계대전의 패전국이었던 독일과 일본이 전후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경제대국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것은 과거 전시하의 군사조직과 그 멘탈리티가 그대로 경제발전에 응용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 비근한 예로 가난에 찌들었던 60년대의 우리나라가 경제성장을 이룩한 것도 일사불란한 군사조직과 그 문화가 경제발전추진의 원동력이 되었음은 역설적인 사실이다.
군사작전에서 전술의 기본으로 가르치는 이른바 ‘MOOSEMUSS’라는 아홉가지 전쟁의 원칙이 있다. 즉 작전행동(MANOEUVRE), 목적(OBJECTIVE), 공세(OFFENSIVE), 기습(SURPRISE), 병력절약(ECONOMY OF FORCE), 집중(MASS), 지휘의 일계통화(UNITY OF COMMAND), 간결(SIMPLICITY), 기밀보안(SECURITY)의 첫 자 들을 따서 병합한 것이 곧 ‘MOOSEMUSS’라는 것이다.
이 ‘MOOSEMUSS’를 보면 전쟁뿐만 아니라 오늘의 기업조직, 나아가서는 오늘날 글로벌시대의 무한경쟁에도 전적으로 적용되는 원칙임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원칙에 따라 잘 훈련된 기업조직이나 국가는 무한경쟁에서도 살아 남을 수 있으리라 믿어진다.
사실 지금의 글로벌 경쟁은 사방, 팔방, 적에 포위된 전시와 같은 상황에서 이루어지고 있고 한시도 숨을 돌릴 겨를 없이 중대한 결정을, 수시로, 신속하게 내려야 하고 이 결정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즉각적 행동으로 이어가야 하기 때문에 마-켓팅(MARKETING)내지 경쟁에 군사전략을 활용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기업 마-켓팅 전략에 군사용어가 많은 것은 우연이 아니다)
우리나라가 과거 8년간의 1만불 소득시대에서 헤어나지 못한 것은 글로벌 경쟁의 치열함에 대해 눈을 감았고 경제성장 목표설정은 커녕, 목표설정을 위한 시도나 노력을 게을리했기 때문이다. 국론이 분열되고 이익집단의 이해조정 노력을 게을리하다보니 국민의 컨쎈서스가 이루어 질수 없었던 것이다. 어느덧 경제발전의 열의도 냉각되고 겨우 이룩해 놓은 작은 파이를 어떻게 조금이라도 더 많이 차지할 수 있겠는가 하는 사리사욕의 투쟁만 눈에 띈다.
전쟁은 전선이라는 물리적 경계선이 있고 잠시의 휴전도 있지만 글로벌 경제경쟁은 경계선도 휴전선도 없는 동시다발적으로 어느 곳에서나 어느 때거나 일어나는 더 힘드는 전쟁이다. ‘MOOSEMUSS’ 전쟁원칙이 더욱 간절히 요청되는 소이이다.
최근의 우리나라 경제정책은 방황하고 있다. 정책의 당위는커녕 방향조차 알려주는 사람이 없다. 기껏 성장이냐 분배냐에 대한 끝없이 지루한 논란만 있을 뿐 정리된 것이 없다. 최고 지도자의 말이 일정치 않고 막연하며 그나마 그의 주변 참모들의 내뱉는 말들이 가지각색이니 혼란스럽기만 하다. 이래서는 전쟁이 안 된다. 이길 수 가 없다.
최근 겨우 발표된 소득 2만불 달성은 구호뿐 이 목표달성을 위한 로-드맵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국민은 당혹해하고 기업은 기업대로 자포자기하며 외자유치는 점차 어려워져가고 있다. 기업은 내외국기업을 막론하고 외국으로의 이전, 즉 EXODUS를 고려하는 것 같다. 이미 귀족화되어 있는 소수의 노조원들은 강자로 자리를 굳혀가고 있어 이들을 다룰 방법이 없다.
이런 상태에서 신규고용창출이 이루어지기가 쉽지 않으며 청년실업은 필연적으로 증대하게 되어 있다. 중?소기업의 어려움은 더 해갈 것 이 명약관화하다. 정부가 구상한다는 동북아경제 헙(HUB) 유치나 경제자유지역에의 외국기업유치는 쉽사리 이루어 질 것 같지 않다.
이에 비해 중국 등 딴 나라는 온갖 호조건을 제시하며 우리내외 기업 유치에 혈안이 되고 있다.
우리는 언제까지 기다릴 것인가 ? 기다려서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더 이상 주저할 수 없다. 이미 전쟁은 진행되고 있다. 승패가 있을 뿐이다. 전쟁 수행중의 최고군사령관이 행동지침을 내려주고 이에 따라 강도 높은 훈련과 피나는 전투를 동시에 수행해야 한다. 승리는 전쟁의 원칙을 구성원 전원이 위기의식을 공감하면서 실행 응용할 때 만 쟁취할 수 있다.
글로벌 경쟁시대에서는 명확한 목적의식으로 무장되고 고도로 훈련된 기업조직 내지는 국가조직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이다. MOOSEMUSS 원칙이 적용됨은 물론이다. 이 원칙 어느 것 하나도 기업조직이나 국가조직의 경쟁력제고에 불필요한 것이 없다.
지도자의 확고한 신념과 이 신념에 기초한 뚜렷한 목표 설정, 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 정책수립, 잡음 없는 한목소리만이 국민을 안심시키고 국민총화를 이룰 수 있으리라 믿는다. 그래야 총사령관을 믿고 용기있게 싸울 수 있지 않겠는가? 촌음을 다투는 일이다.
관리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