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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위엔 高, 나쁜 위엔 高”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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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3-07-23 20:34

박상기 국제금융센터 선임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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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방위 압력 하의 중국의 선택



최근 국제금융시장에서의 관심의 표적은 단연 아시아 각국 통화 그 중에서도 중국 위엔 화에 대한 전방위적이고 전면적인 평가절상 압력일 것이다.

일련의 움직임을 살펴보면, 우선 미국 측으로부터는 Snow 재무장관이 얼마 전부터 중국에 대해 위엔 화의 가치 변동폭을 확대할 것(평가절상을)을 기회 있을 때마다 주장해 왔고, 이런 배경 하에 미 연준 그린스펀 의장의 15, 16일 양일 간의 미 의회 증언 내용은 서서히 “타오르던 불길에 부채질을 한 격”으로 드디어 대 중국 환율 압력을 본격화 하기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의회 의원들 가운데는 주로 중국의 대미 수출 주종품인 중국산 섬유 제품과 정면 경쟁을 하고 있는 미국 내 섬유 산업 밀집 지역인 노스캐롤라이나 주 출신인 Dole 의원을 중심으로, 행정부에 중국 위엔 화의 의도적인 가치 기대 정책에 의한 피해 조사를 요청하기까지 이르고 있다.

EU도 이러한 미국의 압력 움직임에 조화를 이루듯, EU 기업들의 수출 부진을 중국의 통제적인 외환정책을 통한 기업들의 대외 경쟁력 유지 정책에 있다는 비난과 함께 위엔 화 환율의 보다 유연한 변동 허용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美日 동시 절상 압력 가해



같은 아시아 권내에서도 예외는 아니라 시오카와 재무상을 비롯하여 일 금융정책 당국자들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연이어 나서서, 중국 위엔 화의 저 평가를 지적하며 중 당국에 적절한 (평가절상을 위한) 정책적 조치를 취할 것을 노골적으로 압박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주말에는 IMF의 Rogoff 수석 이코노미스트까지 가세하여 중국 및 인도를 지칭하며 이들 국가들에 대해 환율 정책에 관하여 보다 유연한 정책을 채택하도록 충고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린스펀 의장의 증언 요지는 이미 보도된 바와 같이 “아시아 국가들은 자국 통화 가치를 영원히 억누르지는(suppress) 못할 것”, “일본, 한국, 중국, 대만 등 아시아 각국들이 세계에서 제일 많은 외환 보유고를 갖고 있는 동기는 바로 자국 통화 가치를 지탱하기 위한 것”, “그러나 그들 나라들은 영원히 그러한 조작을 지속하지는 못할 것” 등이다.

홍콩 시장에서는 그린스펀 의장의 동 의회 증언 이후 1년 물 미 달러 선물 계약 환율이 전일 8.137 위엔에 이어 8.123 위엔으로 상승(환율 하락)했다. 中 정부가 8년 동안 유지해 온 8.2770 위엔 수준에 비교하면 시장에서는 상당한 정도의 위엔 화의 가치 상승을 기대하고 있는 셈이 된다.

아시아 국가들 가운데서도 일본에 대해서만은 지난 주 美 Snow 재무장관의 발언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일본 경제의 곤경을 잘 이해하는 듯한 태도로 다소 간의 정부 및 당국의 외환 개입 정책을 수용하는 듯한 입장을 보이면서, 유독 중국에 대해서만은 정부 및 금융 당국에 의한 시장 개입의 대표적인 예로 들면서, 위엔 화 거래에 대한 통제 정책을 과감히 철폐하고 더욱 자율화할 것을 강권하고 있는 듯한 인상이다. 물론 이러한 환율정책의 과감한 변환은 중국 자신에 이익이 된다는 점을 일깨워 주는 친절함도 잊지 않고 있다.

잠시 현재의 중국의 국제수지 및 대외 거래 현황을 살펴보면, 세계 6위의 경제 규모를 가진 중국은, 지난 5월 말 현재 약 1217억 달러 상당의 美 재무성 증권을 보유하고 있고, 이는 세계 제일인 일본의 4286억 달러에 다음가는 수치이다. 외환 보유고를 보면, 6월 말 현재 3465억 달러로, 이는 지난 달 대비 한 달 사이에 무려 65억 달러나 늘어난 것이다. 이는 중앙은행이 소위 “Hot Money”의 중국 유입에 대항하여 위엔 화의 가치를 고정된 저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 하루 평균 약 6억 달러씩을 꾸준히 매입한 결과이다.

흔히들 편의상 변동환율(free float) 제도냐, 고정환율(pegged) 제도냐 하는 양분법적으로 말하고는 있으나, 현실적으로는 어느 나라이건, 자국 통화의 거래 제도를 설정하거나, 관행이 형성되어가는 과정을 보면, 그 나라의 경제상황, 사회제도 여건 및 문화 풍습에 따라 각양각색이어서, 어느 부류로 일률적으로 획일화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할 것이다.

그러나 자국 통화 가치를 시장에서 자유로이 결정되도록 하건, 정부의 정책으로 일정한 수준을 유지해 가도록 하건, 또한 그 수준이 높으냐 낮으냐에 상관없이, 무엇보다도 대외 경제적 여건의 변동 즉 경제적 쇼크를 어떻게 흡수해 가느냐 하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효과도 부정적인 효과도 함께 감수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오직 장점만을 취할 수는 없는 사안이라는 점이다.

바로 이점에서 그린스펀 의장은 아시아 각국들에게 “(자국 통화 환율을) 지속적으로 억누를 수는 없을 것”을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중국에 대해서 본다면, 더 이상의 달러 표시 자산의 매입(고정환율 방어를 위한 위엔 화의 매도)은 언젠가는 中 금융제도 자체의 파종으로 몰고 갈 것이라고까지 극단적인 경고성 충고마저 하고 있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언급은 하지 않았으나, 지속적인 시장개입 결과로 빚어질지도 모를 극심한 인플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한 발언이 아닌가 여겨진다.



과도한 시장개입 인플레 우려



신예 국제금융 이코노미스트 리차드 쿠(중국계 일본인; 현 노무라 總硏)는 성격이 다른 두 가지의 엔 고를 설명하며, “좋은 엔 고“란 거액의 경상수지 흑자를 시현하는 가운데, 이미 거액에 달한 수출을, 수입을 증가시켜 따라가는 형태로 불균형이 시정되는 엔 고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는 전세계적으로 보더라도 확대균형 지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대조적으로 “나쁜 엔 고“란 앞서 말한 예의 역으로 수입 장벽이나 상 관행의 차이에서, 좀처럼 늘어나지 않는 수입에 대해, 수출이 감소하는 형태로 불균형이 시정되는 경우이다. 이 경우에는 두 말할 필요도 없이, 자국 경제에 있어서나, 세계경제에 있어서나, 축소균형을 의미하는 것이 된다.

양의 동서를 막론하고, 또한 세계 교역 역사상 어느 시대를 가릴 것도 없이 각 국가 간의 교역 조건의 불균형은 늘 있어 왔고, 그에 상응하는 각국 통화 가치의 평가상의 불공평 시비는 끊임 없이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이나, 이번의 美 달러 대중국 위엔 화의 평가절상 논쟁은, 일본, EU 등 주변국 및 경제 Bloc들이 상호 관련된 통화 논쟁을 더해가며, 그 정도를 심화시켜 나갈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전방위적 압력에 대한 중국 정부의 대응을 살펴 본다면, 최근 들어 미리 中 금융기관 및 기업들에 대한 해외 투자의 대폭 확대 등 조치를 취해 온 가운데 중앙은행 관리들은 “급박한 환율제도의 변경은 없을 것”이라고 일축하며, 일응 현 위엔 화의 달러 페그제는 현상의 중국 경제 여건에 합당한 것이라는 강변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 보면 무한정 이런 버티기식 대응으로 일관할 것으로 보여지지 않는 조짐도 있다.

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주 말, “중국은 새로운 환경에 직면하여 위엔 화 환율제도의 형성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을 밝혀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국제적인 평가절상 압력에 대처하여 위엔 화를 평가절상, 보다 유연한 변동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변환할 방침을 시사하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는 그린스펀 의장의 미 의회 증언에서 밝힌 바대로 “중 당국이 위엔 화를 보다 자유로이 거래되도록 허용할 것이 점점 명확해지고 있다”는 “예견”과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읽을 수가 있을 것이다.

중국은 작년에 드디어 미국을 제치고 외국으로부터의 직접투자 유치액 기준으로 세계 최고에 올랐고, 금년 들어서도 상반기에만 이미 303억 달러에 달하는 FDI를 유치하고 있어, 이는 작년 동기대비 1/3이 증가한 것이고, 한국의 동 기간 유치액의 무려 11배에 달하는 규모이다.

중국이 지금의 경제상황을 스스로 여실히 판단하고 있고, 과연 향후 중국 경제의 지속적인 발전에 어떠한 환율 정책 방향이 “좋은 위엔 高“가 될 것으로 선택할 것인지, 전세계의 주목을 받기에 충분한 국면이라고 할 것이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IMF나 WTO는 회원국들이 수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 조작하는 것을 금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중국은 불과 얼마 전에 WTO 회원국이 되었다. 中 정부가 이번에 과연, 좀처럼 속내를 들어내지 않고, 마지 못해 떠밀려 가는 듯 하는 중국인 특유의 속성을 다시 한 번 여실히 보여 줄 것이지, 자못 지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상황이다.

우리도 지난 80년 대에 경험한 바와 같이, 외환자유화의 물결을 내세우며 OECD 가입을 구가하던 시절의 오래된 교훈을 음미하며, 향후, 중국의 대응 방향을 예의 주시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할 것이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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