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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CFO 릴레이 탐방 (2) KT 서정수 재무관리실장

박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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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3-05-05 16:58

[Issue] “CFO, 경영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하는 책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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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의 비교우위 찾아 집중적으로 지원해야

비재무적 정보를 사업적으로 해석하는 능력 필요


한국의 대표 통신사업자인 KT는 지난 1997년 10월 정부투자기관에서 출자기관으로 전환했다. 그리고 ‘PIN TO KT’라는 강력한 개혁 프로그램을 추진해 21세기의 경쟁력 기반을 구축했다. 이와 관련 공기업 최초로 사장과 임원간에 경영계약을 체결하는 책임 경영체제를 도입했으며, 지속적인 구조조정으로 1만5000명의 인력을 감축해 조직 슬림화에 성공했다.

또한 급변하는 통신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한계적자사업을 매각하거나 분사시킴으로써 경영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이러한 각고의 노력 끝에 1998년 12월 23일 KT 주식을 증권거래소에 성공적으로 상장했으며, 1999년 5월 26일에는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한국 기업 중 최대 규모인 25억 불의 DR을 성공적으로 발행했다. 그리고 2001년 7월, 2차 DR 발행에서도 22억4229만 달러에 달하는 외자를 성공적으로 유치해 민영화의 발판을 다진 바 있다.

이러한 결과는 CEO의 강력한 지도력이 바탕이 된 것은 물론이고 직원들이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제반 여건을 마련한 KT의 안방 마님 서정수 재무관리실장(CFO)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승패는 사업 종류가 아닌 경쟁력에 있다”

하지만 정작 서실장은 과거의 실적과 경험보다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시장 환경, 불확실성과 위기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앞으로가 더욱 할 일이 많을 것이라고 말한다.

서실장은 “과거 성장 우선주의 경제하에서는 상대적으로 CFO의 역할이 제한적일 수 밖에 없었다. ‘어떠한 자원을 어떻게 배분하는가’라는 문제보다는 사업의 승인을 얼마나 빨리 받는가가 중요한 문제였다”며 “당시만해도 기업이 신규 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특혜’를 받는 것이었다. 이러한 경제, 경영 환경화에서 지금의 CFO인 재무 담당자들은 사실상 경영실적을 정리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업무가 없을 수 밖에 없었다. 결국 기획부서와 비서실 등에서 추진하는 사업권 획득이 기업 내에서 가장 중요한 업무였다”며 과거의 경영 환경을 회상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국내에서도 CFO제도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제도가 서서히 도입되고 있다는 것은 결국 국내 시장이 치열해지고 조직이 선진화되고 있다는 신호라는 설명이다.

서실장은 “80년대 까지만 해도 산업의 선택이 성공의 열쇠였다. 즉 이른바 좋은 사업 아이템을 발굴하면 일단은 절반은 성공하는 시기였다”며 “하지만 이제는 사업이 성공을 좌우하는 시대는 지나갔다. 사양산업이니 성장산업이니 하는 분류는 아무런 의미가 없고 경쟁력만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하지만 강력한 수단으로 부상했다”며 현상을 진단했다.

이러한 결과는 기술과 자본의 집중화 현상이 서서히 붕괴되면서 나타나기 시작했고, 이 과정에서 CFO의 역할이 강조되기 시작했다. 우리기업만이 가진 차별화된 능력이 무엇인지를 객관적이고 체계적으로 분석해 비교 우위사업에 자원을 집중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비재무적 자원이 시장 우위 좌지우지”

한편 이러한 변화는 자원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의 변화를 수반하게 됐다. 즉 과거에는 자금과 같은 물리적인 자원들이 경영의 가장 중요한 요소였으나 이제는 비재무적인 가치들이 핵심으로 부상했다.

미국 100대 기업의 선정 기준도 단순히 재무적인 자원의 축적이 아니라 비재무적인 가치의 축적을 기준으로 바뀌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경향이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는데 90년대 삼성과 앨지의 휴대폰 단말기 경쟁이 대표적인 경우라고 서실장은 예를 들었다. “당시 삼성은 ‘애니콜’, 앨지는 ‘화통’을 대표 브랜드로 내세웠다. 단순히 휴대폰의 기능적인 면만을 감안하면 두 제품은 별다른 기술적인 차이가 없었지만 결과적으로 하나의 제품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제품으로 성장했고 다른 하나는 시장에서 사장됐다. 브랜드 가치가 시장에서의 승패를 좌우한다는 것을 증명한 대표적인 경우다”

브랜드 가치의 중요성은 결과적으로 IR에서 CFO의 역할을 한층 강화하게 했다. 이제 투자가와 주주들은 IR을 실적 발표의 기회가 아닌 실적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을 이해하는 기회로 인식하고 있다.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고 지속적으로 육성하는 것도 또 하나의 과제라고 서실장은 말했다. “삼성반도체와 하이닉스는 조직에서 인재와 자원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극명하게 보여줬다. 두 기업 모두 최종 소비자가 일반인이 아니라는 점에서 제품의 인지도 내지 기업의 브랜드가치보다는 조직에 속한 인재들의 능력이 시장을 좌우했다”

결국 삼성반도체는 국가 경제의 중요한 축으로 성장했고 하이닉스는 나라를 위기에 빠뜨리는 상반된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과거의 사례들은 통해 CFO가 기업가치의 창조자로써 중차대한 업무를 담당해야 함을 알 수 있다.



“CFO가 재무, 회계, IR 함께 책임져야”

“나라마다 또는 기업마다 CFO, 내지 재무담당자의 역할과 위상은 크게 다르다. 미국의 경우에는 기업 전략 수립과 실천에 있어서 중심적 역할을 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지만 유럽의 경우에는 원기절감 등을 조정의 역할에 무게 중심이 실려 있다”며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성장 속도가 둔화되고 원가우위가 강조되는 등 환경의 변화에 의해 재무 담당자의 업무가 확대되는 과정 중에 있다”고 말했다.

서실장은 그리고 재무적 지식과 함께 사업을 이해하는 능력과 사업에 대한 경험이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라는 나름대로의 소신을 피력했다.

이제는 재무적 지식에 의한 테크닉 보다는 재무적 정보를 사업적으로 해석해 운영 의사결정을 지원하고 회사 전체 차원의 전략을 설정하는 역할을 담당해야 하는 것이 CFO의 바람직한 모습이라는 경영철학이다.

이와 함께 서실장은 “지극히 현실적이고 실무적인 차원에서 고민해야 한다. 외국의 투자자들, 혹은 투자분석가들은 CFO역할에 대해 미국과 같이 주주와의 관계에 있어서 대표 채널의 위상을 요구하고 있다”며 “미국의 경우 성공한 기업의 CFO의 역할, 특히 기업의 구조조정이나 혁신에 성공한 사례를 보면 자금과 경리를 통합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IR과 관리회계를 통합해 혁신을 주도했다. 구체적으로 CFO는 회계와 리스크 관리, 여기에 공시를 동시에 담당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CFO는 다양한 유혹을 단호히 뿌리쳐야”

서실장은 “CFO의 중요한 과제이자 어려운 점은 자원의 가치를 분명히 파악하고 적재적소에 배분하는 것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과거에는 단순히 재무적 지식과 경험이 많은 CFO는 회사에 관계없이 자리를 이동하는 것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서실장은 엔론과 SKG 등 일련의 사건들과 관련해서 CFO개인과 기업의 차원보다는 구조적인 관점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단기실적주의가 팽배하고 주주가치의 극대화만을 강조하는 분위기 속에서 실적 증가에 대한 욕심을 버릴 수가 없다는 것이다.

서실장은 “전쟁의 승패를 알리는 전령은 전쟁에 미친 실제 영향과는 관계 없이 전하는 내용에 따라 국빈의 대우를 받기도 하고 목숨을 잃기도 하는데 지금의 CFO는 그러한 상황에 처했다”라며 “결국 투자자와 주주들, 그리고 시장에서 원하는 방식으로 결과를 도출하는 것이 CFO의 임무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는 한 CFO는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KT는 지난해 실적 평가는 물론이고 민영화 된 이후 경영의 ‘실제’를 알리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실적이 좋고 나쁨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조직의 현황을 제대로 전달하고, 발전의 가능성과 기회를 모색하는 것이 진정한 기업가 정신이라는 판단이다.

서실장은 마지막으로 “이상의 문제들을 고려해서라도 금융기관을 포함한 대기업 등에서 CFO제도를 우선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미국에서 도입이 추진중인 기업회계법안이 비록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문제 발생의 가능성을 줄이는데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며 국내에서도 조기 도입을 강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물론 기업지배구조의 개선에 의한 대리인 문제의 해결, 즉 재벌개혁이나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생각하고 있는 정부의 입장에서도 기업을 대표할 수 있는 책임 있는 자연인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며 CFO제도의 중요성을 정부도 인식하고 제도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서정수 실장 약력>

서실장은 58년생으로 성균관대 경제학과, 연세대 대학원 경영학 석사를 거쳐 83년 한국통신에 입사해 현재 재무관리실장 겸 CFO를 담당하고 있는 정통 KT 맨이다.

KT내에서 조직개편 전담반, 해외사업본부 해외사업 1부장, PCS자회사 설립 추진팀장, 민영화추진단 제휴추진팀장, 글로벌사업단장, 민영화추진단장을 거쳐 올 1월부터 재무관리실장을 맡고 있다.

정보통신부의 공로표창을 수상한 바 있으며 사내에서는 신사업 개발 내지 창출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요 사업>

1981. 12. 10 한국전기통신공사 설립

1982. 12. 15 무선호출서비스 개시

1983. 1. 1 국내개발 시내외 겸용 공중전화기 최초 설치

1983. 8. 1 국제자동전화(ISD) 개시

1983. 9. 1 코드없는 무선전화기 사용 허용

1984. 5. 7 자동방식 차량전화 개통

1986. 3. 1 전화번호표시방식 무선호출서비스 최초 개통

1986. 10. 20 카드식 공중전화기 설치

1987. 9. 30 전국전화 1,000만 회선 돌파

1991. 12. 12 114 안내 전산화 전국 완성

1992. 9. 25 국내 위성통신 시범서비스 개시

1993. 1. 15 세계 최초 고성능 신경망 칩 개발

1993. 12. 29 ISDN 상용서비스 개시

1994. 6. 30 인터넷 상용서비스 개시

1995. 8. 5 무궁화1호 위성 발사

1997. 10. 01 한국통신 정부출자기관으로 전환

1997. 10. 01 PCS 상용서비스 개시

1998. 2. 16 걸고받는 공중전화서비스 개시

1998. 12. 23 한국통신 주식 증권거래소 상장

2000. 7. 2 전국시외전화 지역번호 광역화 시행

2000. 12. 19 위성방송사업권 획득

2001. 4. 1 전화 발신번호서비스(CID) 개시

2001. 5. 2 대한민국 이동통신 ‘KTF’ 탄생

2002. 2. 1 초고속무선인터넷 네스팟 상용서비스 개시

2002. 6. 24 세계 최대 규모의 ICIS 전국 개통 완성

2002. 11. 6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1천만 명 돌파

2002. 12. 24 20메가급 차세대 VDSL 서비스 개시

2003. 1. 16 메가패스 500만 가입자 돌파



               <주요 투자 지표>
EPS(Earning Per Share)=당기순이익/유통보통주식수
PER(Price Earning Ratio)=연말주가/EPS
BPS(Book value Per Share)=순자산/유통보통주식주
PBR(Price Book value Ratio)=연말주가/BPS
EV/EBITDA=(시가총액+순부채)/(영업이익+감가상각비)
EV(Enterprise value)=시가총액+순부채
EBITDA(Earning before Interest, tax, Depreciation
           and Amortization)=영업이익+감가상각비
배당성향=배당금총액/당기순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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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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