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체의 CEO와 영업총괄 임원이 잇따라 교체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교체 배경에 따라 명암도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 사업성적이 나오면서 CEO나 영업대표 등이 실적 부진에 따른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경우도 있지만, 새로운 전략 수립에 따른 전문 경영인의 영입에 따라 교체된 경우도 있다.
또 외국계 기업의 지사장은 실적부진 뿐 만 아니라 본사의 경영방침을 따르지 않을 경우 일방적으로 해고 통보를 받고 있다.
■ 실적은 좋아도..
시스템통합(SI)업체 LG CNS는 지난해 오해진 사장 후임으로 정병철 LG전자 사장을 선임했다.
오 사장은 지난해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회사의 매출을 크게 늘리는 등 좋은 실적을 냈지만 회사 분위기 쇄신과 새로운 전략 마련을 위해 교체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오 전사장은 경영개발원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LG그룹 CIO역할을 수행할 전망이다.
전자지불업체인 이니시스도 새로운 대표이사 겸 사장으로 옥션의 대표와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회장을 역임한 이금룡 씨를 영입했다.
이니시스는 소유와 경영을 분리한다는 계획에 따라 최대주주인 권도균 前 대표는 KMPS(한국모바일페이먼트서비스) 경영에만 전념하게 된다.
이니시스는 올해 전자지불서비스 관련 사업 영역을 적극 확대하는 한편 전략적 신규 사업 진출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또 온라인과 오프라인 양쪽 모두에서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전략적 비즈니스 기회 창출을 위한 내부 조직 또한 강화할 예정이다.
■ 실적이 부진해서
한국NCR의 경동근 부사장 겸 한국NCR테라데이타 총괄도 지난해 12월 물러났다.
경 부사장은 지난 85년부터 개발자와 컨설턴트, 기술부문 총괄, 영업·마케팅 총괄 등을 거치면서 NCR에서 20년을 보냈다.
회사측은 경동근 부사장의 전격 사임이 실적 부진에 따른 것은 아니라고 밝혔지만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CRM시장의 침체에 따른 영업성적이 안 좋은 것이 주요 배경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외국계 IT업체의 한국지사장들의 경우 e-메일로 갑자기 해고를 통보 받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메인라인코리아의 조병국 사장은 본사로부터 e-메일을 통해 CEO교체를 통보받았다.
실적도 부진했지만 코스닥 등록 문제 등과 관련 본사와 입장차가 커지면서 일방적인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체 관계자는 “외국업체의 경우 실적이 부진하거나 본사 경영방침에 엇갈리는 경우 바로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장시형 기자 z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