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에 따르면 3분기중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 증가, 전분기(6.4%)에 비해 성장세가 0.6%p 둔화됐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3분기 성장이 기대치에 못미친데 대해 다소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이미 예상한 수준이라는 의견이다. 생산측면에서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비교적 견조했지만 민간소비와 건설투자가 마이너스를 기록해 수요측면에서 둔화세가 가시화되고 있으며 4분기에는 생산도 다소 부진할 것이며 수요는 더 크게 둔화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특히 제조업과 서비스업도 크게 둔화될 것이며 수해 여파로 농림업도 부진할 것으로 보여 연간 6% 성장은 사실상 힘들어진 것 같다. 성장률이 급락할 가능성은 없지만 기대수준에 못미쳐 당초 추세보다는 다소 약화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내년도 성장 전망을 당초 5%대 후반에서 5%대 초반으로 수정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와 성장 둔화는 내년 1분기 내지 상반기까지 지속되며 설비투자와 수출이 뒷받침하는 양상을 보일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정작 문제는 내수가 위축되면서 이를 수출이 보완해 주어야 하는데 우리나라의 교역조건이 2분기 연속 악화되면서 최악의 상황으로 곤두박질 치고 있다는 것이다. 반도체 수출가격은 계속 떨어지는데, 국제유가는 이라크 전쟁 우려로 고공행진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분기중 순상품교역조건 지수는 91.6을 기록, 지난 88년 통계작성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교역조건이 악화될 경우 소득 증가폭이 생산 증가폭에 미달, 체감경기가 지표경기보다 못해 진다. 교역조건이 악화된 것은 수출단가가 큰 폭으로 떨어졌는데도 수입단가는 오히려 올랐기 때문이다.
특히 대표 수출품목인 반도체 수출단가가 전분기보다 무려 33.9% 폭락했으나, 원유 수입단가는 3.4% 상승했다.
이같이 교역조건이 악화되면서 경제 전반에 좋지 않은 신호를 보이고 있으며 향후 경제 전망이나 기업 수익성에 모두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는 견실한 경제 회복으로 "아시아의 스타"로 부상한 한국 경제에 먹구름이 몰려들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는 대조적으로 빠른 경제 회복세를 보여온 한국을 두고 국제통화기금(IMF)은 "아시아의 스타"라고 불렀다. 그러나 한국 경제에 새로운 먹구름이 끼고 있으며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제2의 위기"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외환위기 이후 기업으로부터 가계로 자본이 재편되면서 내수가 한국 경제의 성장을 이끌어 왔으나 최근 가계부채가 급증하면서 은행권 부실채권이 다시 늘고 있다는 것이다.
FT는 그러나 한국에 IMF 사태가 재현되진 않겠지만 일부 기업들의 부진한 수익과 가계대출 급증은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관리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