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종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이날 3분기 실질 GDP 설명회에서 "경제성장의 동력이 상반기 내수 중심에서 하반기는 수출 중심으로 변화하고있다"고 말하고 "소비 신장세도 크게 둔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농림어업은 4분기에도 좋지 않겠지만 수해복구사업이 10월 이후 활발해지고있고 추경예산 집행도 4분기에 집중될 것"이라며 "전체적으로 4분기 성장률은 3분기보다 높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다음은 조 국장과의 일문일답.
-3분기 GDP 내용에 관해 설명해달라.
▲건설투자가 감소 민간소비 증가세 둔화 수출이 큰 폭으로 확대돼 전년동기비 5.8% 증가했다. 실질국내 총소득은 교역조건 악화로 3.1%만 증가했다.
농림어업은 태풍의 직접적 피해를 입은 재배업이 부진하여 4.1% 감소했다. 제조업은 반도체, 통신기기, 가정용 전기제품 등 생산이 큰 폭 늘어나 6.7% 증가했다. 제조업 중 정보통신기기 제조업은 수출호조로 22.7% 늘어났다. 서비스업은 통신업, 금융보험업을 중심으로 전년동기대비 6.0% 증가했다.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GDP 성장기여율이 상승했지만 건설업은 전분기 4.4% 기여에서 -4.3%로 하락했다.
민간소비는 서비스에 대한 지출이 높은 증가했지만 에어컨과 같은 내구재 지출이 낮은 증가율을 보였다. 고정투자의 경우 설비투자가 전분기와 비슷한 증가세를 나타냈지만 건설투자가 큰 폭 감소하여 0.9% 증가에 그쳤다.
재화수출은 반도체, 통신기기 등 수출이 증가하여 21.7% 늘어났다. 서비스를 포함한 총 지출은 13.8% 증가했다. 최종수요에 대한 내수 성장기여율이 2분기대비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다. 반면 수출 기여도는 3분기들어 70.3%로 급상승했다.
다음달에 발표될 실질GNI는 소득수지 개선으로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나타날 전망이다.
여러 해석이 가능하겠지만 2분기 6.4% 성장에서 3분기 5.8%로 성장률 자체가 둔화된 건 사실이다. 3분기중 농림어업의 마이너스 성장 영향이 가장 컸다.
다만 우리 경제의 기조적 성장세를 나타내는 비농림어업은 2분기 6.7%에서 6.4%로 소폭 둔화됐을 뿐이다. 6.4%는 견실한 성장세가 지속된다고 볼 수 있는 수준이다. 광공업 생산 증가율만 보더라도 3분기들어 오히려 2분기보다 높아졌고 제조업 신장세도 2분기보다 3분기가 더 크다.
수출 신장세도 매우 높다. 전체적으로 볼 때 생산면에서는 제조, 지출에서는 수출이 우리경제의 견실한 성장을 뒷받침했다고 본다. 제조업과 수출 모두 IT산업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갔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다만 건설업은 토목을 중심으로 3분기에 매우 부진했다. 태풍, 폭우 등의 영향을 받아 토목공사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8월 강우일수를 보면 10mm이상 비가 온 날이 작년 8월에는 4.3일이었는데 올해는 14.9일이나 됐다. 8월 한 달 중 절반 이상이 비가 왔다는 뜻이다. 이것이 폭우 태풍과 겹쳐 농림어업감산, 건설업 부진에 영향을 줬다. 추석도 작년에는 10월이었는데 올해는 9월 하순에 있어 7~9월 3개월 동안의 생산활동을 부진하게 만들었다.
-올해 전체로 봤을 때 6%대 성장이 가능한가.
▲3분기까지 평균 6.0% 성장이다. 4분기에 6.0%이 되면 연간으로도 6%가 될 것이다. 6%라는 숫자가 의미는 크겠지만 6%가 안 되면 큰 일이 나는 건 아니지않은가.
지금까지 나타난 지표만 보면 10월, 11월 수출이 굉장한 호조를 보이고있다. 3분기 석 달동안의 수출은 10%대 성장에 그쳤는데 10, 11월에는 20%대를 상회하는 수출실적을 보이고있다. 11월20일까지 수출이 무려 28%나 늘어났다. 지금까지 나타난 지표만 보면 4분기는 3분기보다 성장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농림어업은 4분기에도 좋지않을 것이다. 4분기에는 쌀 생산 감소영향이 직접적으로 반영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건설업의 경우에는 4분기에 3분기보다 좋아질 것이다. 수해복구사업이 10월 이후 활발할 것이고 추경예산 집행도 4분기에 집중될 것이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 3분기보다 성장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보면 연간 6% 수준은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정확히 4분기 성장률이 얼마가 돼야 연간 경제성장률 6%대 달성이 가능한가.
▲4분기에 5.9%가 돼도 연간 6.0%은 가능하다.
-4분기에는 소비가 더 나빠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인데. 수출만 가지고 소비감소 효과를 상쇄할 수 있나.
▲경제성장 분위기가 상반기는 내수 중심, 하반기는 수출 중심으로 변화하고있다. 소비의 급격한 신장은 기대하기 힘든 건 사실이다. 대신 소비는 규모가 크기때문에 급격히 증가율이 높아지거나 떨어지거나 하는 일은 드물다. 신장세가 크게 둔화하지 않을 것이다.
-7월에 한은이 올해 경제전망치를 내놨을 때를 돌이켜보자. 당시 한은은 3분기 전망치를 6.7%로 제시했다. 실제 결과와 거의 1%대 차이가 나는데 불과 4개월 전 전망치치고는 너무 큰 차이다. 가장 큰 이유는 뭔가.
▲기상악화다. 농림어업 부분에서 가장 큰 차이가 났다. 경제현상이 계속 변화하기때문에 사전적으로 알 수는 없지만 가장 큰 요인은 기상악화로 인한 농림어업 부진이다.
설비투자의 경우에도 기업이 상반기에 이익을 많이 내고 경제활동이 활발했기때문에 회복이 될 것으로 기대했었다. 설비투자가 미약하나마 조금 증가세를 보이고있지만 당초 기대한 수준에는 못 미치는 것도 오차의 한 원인이라고 본다.
-7월 전망자료에서는 4분기도 6.8%로 제시했다. 이것도 수정이 필요하지않나.
▲조사국에서 12월에 연례적으로 내년 전망을 발표하는데 그 때 아마 수정발표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미국 경기가 매우 안 좋은데.
▲미국 경기는 우리나라 수출에 영향을 준다. 지금 상황을 보면 올해 미 경제성장률이 2% 미만일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 경기가 더 좋았더라면 수출 신장세가 더 높아졌겠지. 그런 면에서는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부진한 것이 우리 경제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지않을 수 없다.
그러나 미국 경제가 부진함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있다는 점도 간과해선 안 될 것이다.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