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구조조정의 ‘무풍지대’로 남아있던 은행권 전산부서의 인력구조를 재개편하기 시작했다. <관련기사 10면>
21일 금융계에 따르면 최근 외환, 조흥은행 등이 고참 과장급에 속하는 직원들을 대거 영업점으로 방출했다.
외환은행은 지난 7월, 대리, 차장 등 13명을 영업점으로 발령냈다. 발령 대상에 여러 직급이 포함돼 있지만 주요 대상이 고참 직원들인 4급 차장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인사가 전산 부서 인력 재개편 정책의 일환인 것을 알 수 있다.
정보시스템부에서 외부부서로 인력을 대거 방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은 본인이 희망하지 않으면 정보시스템부 직원들은 대부분 본부에 남아 퇴직할때까지 전산 관련 업무를 수행했다.
외환은행은 직무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해 역피라미드형의 인사구조를 개선하고 차세대시스템 개발 작업이 본격화되는 내년부터는 체계적인 직원 평가제를 마련할 계획이다.
조흥은행은 지난주 정보시스템부의 상위직급 직원들을 순번대로 현업부서에 파견한다는 계획아래 일괄적으로 차장(4급) 6명을 영업점으로 발령냈다. 주요 방출 대상은 역시 4급 차장이다.
이들은 대부분 10여년간 정보시스템부에만 근무해 온 직원들이다. 영업점으로 발령받은 직원들중에는 최근 몇 년간 차세대시스템 준비반을 맡아온 팀장도 포함돼 있다.
이외에 국민, 하나은행은 각각 차세대시스템 개발과 통합 작업이 끝나면 직무 중심으로 인력을 재개편할 방침이며 신한은행은 직책에 따른 직무 충족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세월이 흐르면서 은행 전산부서가 역피라미드 구조로 변해 업무 효율성이나 조직의 활력성면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에 앞으로 은행들이 직무중심으로 인력구조를 재개편할 수 밖에 없다”며 “다만 영업점으로 나가게 되는 고참 직원들에게 업무 노하우가 집중돼 있는 경우가 많아 업무의 연속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선후배 관계가 끈끈한 전산부서의 특성상 내부 사기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이에 관한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선 기자 u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