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회의와 보고서 등에 ‘우리’라는 용어의 사용을 자제하거나 아예 한때 사라졌던 ‘당행’ ‘동행’ 등 한자 표현이 다시 등장하고 있어서 불편이 크다는 설명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은행들이 모두 욕심을 냈던 ‘우리’라는 보통명사를 우리은행이 은행명으로 사용하는 것 자체도 불공정한 거래로 불만이 높다”며 “여기에 업무 혼선이 가중되면서 우리은행은 눈에 가시가 됐다”고 말했다.
이전까지는 우리은행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데 부담이 없었지만, 이제는 우리은행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데 있어서 자신이 속한 은행인지, 또는 ‘우리은행’인지를 반드시 구분해서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은행의 중견 간부는 “공식적인 회의는 물론 일상적인 만남에 있어서도 우리은행과 우리 은행을 구분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외부에서는 헤프닝이라고 치부할 수 있겠지만 은행원의 입장에서는 여간 곤혹스러운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 은행 임원은 “업무보고시 일부는 ‘옛 한빛은행을 말하는 우리은행’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기도 하고 어떨 때는 그냥 우리 은행의 이름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며 “하루이틀도 아니고 불편한 게 한두가지가 아니다”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상황은 우리은행도 마찬가지. 홍보를 통해 ‘우리은행’은 옛 한빛은행이며 ‘우리 은행’은 자기가 속한 은행을 통칭한다는 점을 강조하지만 헷갈리기는 마찬가지다.
그나마 문건을 통해서는 ‘우리은행’과 ‘우리 은행’은 간격을 구분하기가 그나마 수월하지만 구어로 이를 구분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