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의 경영실적이 IMF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국내외 금융시장의 환경 변화를 고려하면 지방 은행은 독자생존이 불가능하고 결국은 시중은행에 합병해야 한다는 일부의 극단적인 논리를 무색케 하고 있다.
지방 은행은 지역 경제의 중심에서 분명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지방은행의 진로가 지역경제의 부침을 좌우한다는 중론이다.
7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방은행이 지난해말을 기점으로 독자생존 기반을 구축함은 물론 지역에 특화된 경영전략을 수립해 중장기 성장 기반을 확보했다.
지방은행 중 경남, 광주은행은 우리금융지주회사에, 그리고 제주은행은 신한금융지주회사에 편입되면서 실제 독자적인 경영기반을 영위하는 곳은 대구, 부산, 전북은행 등 3곳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지방은행이 국내 전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게 줄었지만 여전히 지역 경제를 책임지는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것.
또한 일부 지방은행의 경우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의 지방은행의 경영전략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행장이 직접 출장을 나가는 등 홀로서기에 필사적이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합병 등을 통한 대형화의 논리가 절대선으로 인정받으며 지방은행의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이러한 가운데 지역밀착 경영을 통해 수익기반을 구축한다면 시중은행과 분명히 대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방은행의 경영실적은 크게 호전됐고 자본금도 늘었다. 대구·부산은행의 경우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권리 행사와 해외전환사채(CB)의 주식전환으로 인해 자본금이 대폭 늘었고 자기자본비율도 높아졌다.
부산은행은 지난 99년 유상증자 과정에서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를 통한 신주인수 총액이 802억원에 달해 총 자본금이 5554억원으로 늘어났다.
대구은행의 경우 99년 발행한 해외전환사채(CB) 5000만달러가 전액 보통주로 전환 완료됨에 따라 자본금이 585억원 증가한 6606억원을 기록했다.
한편 자산 건전성도 호전돼 장기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경남은행의 경우 2000년말 13.75%에 달했던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올 1분기 현재 2.92%로 크게 떨어졌고 대구은행도 같은 기간 절반이상 부실자산을 줄였다. 부산은행의 고정이하 여신비율도 같은기간 6.65%에서 3.54%로 낮아졌다.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