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은행의 SLA 계약은 국내 은행권 SM(시스템관리) 최초의 사례로 지금까지 개발 프로젝트에만 치중해왔던 금융권이나 IT업체들이 시스템 관리의 효율성에 눈을 돌리는 계기를 마련해 줄 전망이다.
3일 금융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제일은행이 효성데이타시스템(대표 최병인, 이하 효성)과 콜센터 시스템 및 센터 운영 전반에 걸쳐 SLA 계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제일은행은 효성에 앞으로 5년간 콜센터 운영 일체를 위탁하고 연간 약 80억원의 사용료를 지급하게 된다. 효성이 제일은행의 서비스 요구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경우에는 연간 약 8~9억원의 손실 보전금액을 은행에 지급해야 한다.
SLA란 서비스 제공자와 가입자가 상호 합의된 수준에서 서비스를 지원한다는 약속이다.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 종류와 범위를 결정할 뿐만 아니라 약속한 품질에 미달될 때는 일정한 벌칙이나 손실액을 부과할 수 있다.
주계약자에게 운영 일체를 위탁하기 때문에 관리 업무가 편해지는 장점이 있다.
효성은 지난해 10월부터 콜센터 시스템과 센터 등 인프라 설비를 구축해 얼마전 이를 오픈했다. 인프라 설비 투자비용은 제일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조달했으며 제일은행은 콜센터 운영 서비스 사용료를 지불한다. 제일은행에 따르면 대출을 통해 서비스 사업자가 인프라를 구축함에 따라 은행이 부담해야 하는 초기 투자 비용과 연간 사용료가 저렴해진다.
제일은행은 지난해 국내 은행권에서 처음으로 콜센터와 여신업무 중심의 론센터를 분리 구축했으며 관련 시설 및 시스템 인프라를 효성의 자회사인 텔레서비스에 일괄 아웃소싱했다. 현재 서울에 600석, 부산에는 200석 규모의 콜센터를 구축, 운영하고 있다.
제일은행 현재명 CIO는 “SLA계약을 통해 은행은 관리 업무의 편리성이나 비용 절감 등의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이는 바람직한 아웃소싱의 한 형태”라고 말했다.
한편 IT업계 관계자들은, 얼마전부터 국내 금융기관도 IT시스템 개발 위주 업무에서 벗어나 체계적인 관리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는 의견이 속속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제일은행의 SLA 계약 사례가 금융권의 SM 업무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미선 기자 u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