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원 행장 취임을 계기로 그동안 만성적인 문제로 지적됐던 차·과장급의 인사적체를 해소하고 영업점에서 필요로 하는 신규 인력을 채용한다는 것이다.
외환은행의 인사개혁은 오래된 숙제. 다른 은행보다 과장 이상 책임자급이 지나치게 많지만 당장 영업점에서 일할 직원은 태부족한 기형적인 인력구조를 지니고 있다. IMF 외환위기 이후 신규 인력 보강이 거의 없었기 때문. 전체 5000여 인원중 과장 이상 책임자급은 1800여명으로 36%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본적으로 이강원 행장보다 연령이 높고 47, 48년생으로써 역(役)직을 수행하고 있는 고참 직원들을 대상으로 명퇴를 유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3급 이상의 책임자 중에서도 일부 명퇴를 받아 상위 직급의 인사적체 문제를 해소하고 하위 직급의 상향 조정을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무엇보다 지난 3월 금감위로부터 내려졌던 적기시정조치가 해제돼 일정 부분 은행의 경영이 정상화됐음을 인정받은 만큼 이번 기회에 대규모 인력 충원으로 조직에 활력을 불어 넣는다는 계산이다.
더욱이 이러한 인사정책에 대해 노동조합도 은행 전체의 이익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이해하고 있어서 내부 마찰 요인은 없는 상황이다.
물론 이번 인사정책이 적잖은 파장과 후유증도 유발할 것이라는 우려의 시각도 크다. 특히 고참 부장급과 역직을 담당하고 있는 상위 직급의 불만이 크다. 이행장보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와 연령에 비해 직급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명퇴의 우선순위로 지명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조직의 주요 보직을 담당하는 부서장의 연령이 일시에 지나치게 낮아짐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업무혼선도 문제라는 것이다.
지난해까지 부장을 역임했던 한 47년생 고참 직원은 “이제 조직이 안정세를 찾으니까 은행을 나가라고 눈치를 주고 있다”며 “조직이 일정 부분 젊어지는 것이 시대적 조류인 것은 사실이지만 업무의 패턴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은 이상 고참들이 담당해야 할 부분이 여전히 크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조의 한 관계자는 “상위 직급자의 불만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며 “하지만 은행 전체 조직의 발전을 도모한다는 의미에서 선배들의 용퇴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