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은행이 본격적인 임원진 세대교체 작업에 착수했다. 그동안 단(團) 등을 통해 사실상 은행의 핵심 업무를 담당했던 이른바 ‘혁신’ 인사들이 이번 인사 및 조직 개편을 통해 은행의 중심세력으로 부상했다.
이러한 조직 변화는 앞으로 우리금융이 추진중인 자회사 은행의 기능재편과 맞물려 새로운 경영환경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임원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으로 금융계는 풀이하고 있다.
여기에 한빛은행의 최대 난제였던 상업, 한일은행 출신간의 반목과 갈등을 해소하고 실질적인 통합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해석이다.
먼저 한빛은행은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영업점의 모든 후선업무를 걷어내어 본부에 집중시켰다.
이와 관련 BPR(Business Process Reengineering:업무프로세스혁신)실행에 따른 조직 변화를 반영해 가계여신센터, 외환서비스센터, 기업여신센터 등을 각각의 사업본부내에 설치했고 업무지원단을 신설했다.
영업점의 후선업무와 프로세싱 활동을 집중화센터로 집중시켜 표준화된 업무절차에 따라 처리한다는 전략이다.
그리고 e-Biz 부문과 전산정보 기능 강화를 위해 개인고객본부의 e-Biz 센터와 전략기획단내 정보전략팀 및 경영정보팀 MIS(경영정보시스템) 업무를 통합해 은행장 직속으로 전산정보사업단을 신설했다.
한편 우리은행으로의 행명 변경을 앞두고 영업력 강화와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김종휘(李鍾輝) 부행장을 기업금융고객본부장으로, 김영석(金永錫) 부행장을 신용관리본부장으로, 김중수(金重洙) 부행장을 리스크관리본부장으로 임명했고 최병길(崔秉吉·사진) 전략기획단장을 신임 부행장에 승진 임명해 경영기획본부장을 맡도록 했다.
신임 최부행장은 53년생(49세)으로 연세대 행정학과 출신으로 경영전략단장, 경영혁신단장, 포스코센타기업지점장, 답십리지점장 등을 역임했다.
그리고 합병이후 한빛은행의 경영혁신을 주도한 전략기획단에서 전략 수립 및 조정 역할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
한편 신설되는 업무지원단장은 박성목(朴晟穆) 현 전략기획단 BPR팀장(53년생)이, 전산정보사업단장은 김종식(金鍾植) 현 업무지원팀장(55년생)이 내정됐다.
이번 인사 및 조직개편은 개혁과 혁신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그동안의 해묵은 과제를 해결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물론 지난 15일 일괄적으로 사표를 제출했던 8명의 집행임원이 전부 유임되고 업무분장만이 바뀌는 소극적인 자리이동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남아 있는 임원들의 업무 분장을 고려하면 차라리 자리를 내준 것만 못한 형국이다.
대부분의 기존 임원들은 후선업무에 집중됐고 수익과 직결되고 앞으로 은행이 집중할 사업 분야는 모두 신임 내지 혁신적인 성향을 가진 임원들이 독차지하고 있다.
일례로 김종욱 부행장의 경우 여전히 수석 부행장이라는 직위를 유지하고 새롭게 신설된 BPR팀을 관리하게 됐지만 전담 업무가 근로자사업부에 국한됐다.
반면 신임 최병길 부행장은 기획본부장직을 담당하며 재무기획팀, 재무회계팀, 자금팀, 전략기획단을 총괄하게 돼 대조를 보인다.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