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시장상황이 좋은 형편은 아니나 상반기에 DR를 발행하지 못하면 내년 상반기까지 정부 지분을 50%미만으로 낮춰 공적자금을 회수하려는 당초 계획에 차질이 생긴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9일 `다음달중 예보 보유 구주의 일부를 원주로 5억달러어치 안팎을 해외DR 발행을 통해 매각하기로 했다`며 `구체적인 일정을 잡아 조만간 사전시장조사와 해외로드쇼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상반기 조흥은행 주식매각 계획을 표명한 이후 최근 하이닉스 처리가 불투명해진데다 해외증시상황도 악화되면서 금융계 일각에선 DR 발행 연기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예보가 DR 발행을 결행하기로 한 것은 7∼8월에는 해외시장이 휴가시즌을 맞고 이후에는 기존 발행된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워런트(신주인수권)때문에 상반기를 넘길 경우 연내 DR발행을 통한 주식매각이 어렵다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관측된다.
예보는 이번에 5억달러(약 6천400억원) 안팎의 DR를 발행, 보유 지분 80.05%중 15% 정도를 매각할 계획이나 실제 매각물량은 시장상황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또한 6월중 상장예정인 한빛은행과 조흥은행의 물량공급이 시기적으로 겹쳐 해외증시 상황이 호전되지 않는 한 좋은 조건의 매각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이번 조흥은행의 해외 DR 발행의 성사여부는 신임 홍석주 행장에 대한 해외투자자들의 평가를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금융계 인사들은 말했다.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