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이 사업부제 도입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제도 도입 초기에 제기됐던 영업조직 변경에 따른 실적 저하의 우려와는 달리 여수신은 물론 당기순익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8월 다양한 계층의 고객에 대한 차별화되고 전문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국책은행으로는 처음으로 사업부제를 도입했다.
올해 들어서는 영업점 창구조직을 기업고객 창구, 개인고객창구, 신속창구, fine창구 등으로 구분했고 창구레이아웃 변경, 간판CI 변경, 사무지원센터와 Fine 콜센터를 설치하는 등 조직과 인력을 전면 개편했다.
특히 신영업점조직을 도입해 지점의 영업력 극대화를 도모하고 있다. 총여신 20억원 이상의 중견기업고객을 담당하는 RM, 여신 5억원 이하의 소기업 및 자영업자를 담당하는 소기업팀, 우수개인고객을 전담관리하는 PB 등으로 창구조직을 세분화했다.
한편 고객군별 전문화 창구조직을 도입해 직원들을 RM, 소기업팀, PB, 기업고객팀, 개인고객팀 등 고객군별로 재배치했고, 모든 은행업무를 해당창구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영업기반을 바탕으로 1분기 현재 총대출 실적은 32조4734억원으로 지난해말보다 2조2000억이 증가했다. 총수신도 41조8714억원으로 같은 기간 2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사업부제 시행에 따른 각 사업본부별, 또는 영업점간 자율경쟁 유도와 경쟁력 있는 상품의 적기개발, 제안영업, 금융상담역제 등을 적절에 이용했기 때문이라는 게 은행측의 분석이다.
특히 기업은행은 총여신의 86%가 중소기업대출로 구성돼 있어 최근 은행권의 가계대출 급증에 따른 부실우려와는 달리 상당히 고무적인 업무신장이라는 지적이다.
한편 1분기 결산결과 당기순이익은 2300억원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153%, 영업이익은 2100억원으로 520%, 충당금적립전이익은 3600억원으로 62%가 각각 증가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함께 기업은행은 영업실적 증가의 원인으로 부실채권 축소에 따른 대손충당금 부담 감소, 여신 및 수신 등 수익자산의 증가에 힘입은 이자부문이익 급증, 신용카드수수료, 외환수입수수료, 유기증권평가익 등 비이자부문 이익 증대에 기인했다고 기업은행은 분석했다.
이런 괄목할 만한 경영성과를 바탕으로 기업은행은 올해 당기순이익을 전년보다 54% 증가한 7000억원, 충당금적립전이익은 29% 증가한 1조2500억원으로 늘려 잡았고 목표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관련 김인환 이사(사진)는 “기업은행이 사업부제를 도입한 것은 치열한 금융환경 하에서 생존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김이사는 이와 함께 “관련 인프라들을 차질없이 구축하고 기존의 역량을 유지하기 위한 후속 조치들을 시행하는 동시에 사업부제 기반의 중장기적 발전 전략들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