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매각에 제동이 걸린 하이닉스에 대한 구조조정을 통해 회사상황을 호전시킨 뒤 매각을 재추진하겠다는 복안이다.
하이닉스 채권단은 3일 오후 외환은행 본점에서 운영위원회를 열고 외부 전문기관의 구조조정방안 검토를 거쳐 하이닉스의 사업분할 등 강력한 구조조정안을 마련, 조속히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사업분할은 경쟁력에 따라 굿(Good)컴퍼니, 배드(Bad)컴퍼니, 기타 부문 등으로 나눠진다.
사업분할 기준을 우량정도로 하거나 메모리.비메모리로 구분할 지와 몇 개사로 나눌 지는 외부 전문기관의 실사 과정에서 결정하도록 했다. 실사는 한달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채권단은 이같은 기본방안을 조만간 하이닉스 이사회의 승인을 거쳐 추진하되, 이사회에서 거부할 경우 기업구조조정촉진법에 따라 지난해 10월말 결정한 하이닉스정상화 방안을 전면 재검토해 법정관리 등을 선택하기로 했다.
채권단은 또 현재 금융기관이 보유중인 2조9천억원 어치의 전환사채(CB)를 오는 6월 1일까지 전액 시가 기준 주식으로 전환, 대주주 지위를 확보한 후 채권단 주도하에 매각 등을 추진하게 된다.
채권단은 지난 2일 마이크론이 하이닉스 메모리부문에 대한 인수협상을 철회한다고 공식 발표함에 따라 현재 상태로는 해외매각이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 이같은 새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채권단 관계자는 `마이크론의 협상철회 발표에도 불구하고 협상의 여지는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하지만 곧바로 매각을 재추진할 경우 상황은 더욱 악화될 수 있어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하이닉스는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어 지난달 30일 매각동의안 부결직후 사의를 표한 박종섭 사장의 사표를 수리하고 박상호 사업부문 총괄사장을 신임 사장으로 선임했다.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