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말 현재 외환은행은 국내 은행권 총 외국환 거래의 33.3%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수출입, 환전 등 다른 외국환 업무에 있어서 다른 은행의 두배가 넘는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표 참조>
특히 지난해 외환자유화 조치 이후 은행들이 신상품을 개발하고 역마진을 감수하면서까지 외국환 업무에 매진하는 가운데 실적이 증가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는 게 외환은행의 설명이다.
물론 금융계 일부에서는 외국환 특화 은행으로 출발한 외환은행이 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그리고 자칫 외국환 업무에 은행의 역량을 집중하는 것은 은행의 입지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논리는 더 이상 시장에서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 외환은행의 입장이다. 도매금융 은행이라고 자부하는 은행이라고 해서 기업금융의 실적이 두드러지게 앞서는 경우는 극히 드물고, 은행이 잘하는 분야를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것은 상식에 속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외환은행은 앞으로 외국환 업무를 중심으로 조직과 인력을 새롭게 재편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 이강원 행장 내정자는 기존의 은행 업무 외에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어서 외국환 관련 업무의 특화 가능성을 한층 높이고 있다.
물론 외한은행은 지난해 초반부터 외국환 업무 및 조직 특화를 위해 다각적인 시도를 진행해 왔고 결국 e비즈니스사업부와 외환사업부를 통합한 전략사업본부를 신설했다. 국제금융 및 외국환 관련 거래를 e비즈니스와 연계해 은행 특화 사업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이러한 조직 개편은 지난해초 연구소를 통해 제출된 외환부문의 특화 전략방안과 맥을 같이 하고 있어서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외환사업은 개인고객에서 대기업고객에 이르기까지 은행의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업무를 특화하고 강화할 필요가 대두되고 있다는 게 연구소의 지적이다.
그리고 외환은행은 그동안 축적해 온 수출입, 외국환 업무 노하우를 바탕으로 e트레이드, 온라인 외환 결제 및 송금 등의 분야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상품을 시장에 출시에 시장 경쟁력을 인정 받고 있다. 외환 전문 포털사이트, FX딜링시스템, 영문인터넷뱅킹 사이트, 원샷 기업전용 외환서비스 등이 대표적인 상품과 서비스.
이와 관련 외환은행 관계자는 “시장경쟁력을 갖고 있는 업무를 특화해 강화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은행의 조직력과 풍부한 인적자원, 그리고 업무 경험을 바탕으로 외국환 업무의 독보적인 위치를 고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러한 전략은 앞으로 합병과 지주회사 설립 등에 있어서 우위를 차지하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외환銀 외국환 실적>
(단위 : 억달러,%)
/ 구분 / 실적 / MS
/ 수출 / 357.6 / 23.7
/ 수입 / 331.2 / 23.5
/ 외환 / 558.1 / 53.3
/ 환전 / 40.4 / 32.8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