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지난해말 사상최대의 순이익, 사상최저의 고정이하여신비율등 호재로 승승장구하다 최근 가계부실 우려의 악재를 맞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몇 달동안 평균 두배 정도 상승한 은행 주가도 업종지수 200을 고점으로 하락세로 반전, 앞으로 어떤 양상이 펼쳐질지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은행 전문가들은 현재 호재와 악재가 혼재된 상황이지만 아직까지는 전망이 나쁘지 않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어 관심을 끌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지난해까지 대폭 줄인 고정이하여신과 이에 50%정도 쌓은 대손충당금, 그리고 국가 신용등급이 안정적으로 상향조정될 수 있다는 점등을 들어 은행들의 전망을 밝게 보았다.
교보증권 김석중이사는 이와 관련 “앞으로는 전체 시장분위기와 개별 은행들의 수익성 개선 정도에 따라 은행주가가 판가름 될 전망”이라며 “은행산업은 다른 산업처럼 큰 호재가 갑자기 나타나는 산업이 아니며 올해 지속적으로 영업실적 및 주가가 호전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또 “최근 가계부실이 우려된다는 악재 때문에 은행주가가 내림세로 돌아섰지만 선진국들보다 국내 은행들의 가계여신비율이 높지 않은 점등을 감안하면 그다지 문제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병수 애널리스트도 “올해는 지난해보다 작거나 비슷한 수준의 예대마진, 수수료 규모등을 감안할 때, 은행들의 실적이 크게 증가하지는 않겠지만 지난해보다는 큰 이익을 낼 전망”이라며 “지난해 대손충당금을 대폭 쌓은 것이 긍정적 전망을 가능케 하는 큰 요인”이라고 밝혔다.
신한증권 송윤영 애널리스트는 국내 은행산업의 추가적인 발전과 주가상승의 가장 큰 전제조건으로 국가신용등급 상승등에 따른 시장리스크 프리미엄의 하락을 들었다.
송 애널리스트는 “은행들의 수익성이 대폭 개선됐지만 앞으로는 은행들이 자기자본비용을 얼마나 줄이는가에 은행산업의 전망이 달려있다”며 “즉 국가신용등급이 안정적으로 상승해 시장리스크프리미엄을 하락시켜야 은행주가는 크게 상승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은행들의 ROE가 선진 은행들과 큰 차이가 없는데도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하는 이유가 리스크프리미엄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그는 또 “국내 은행산업은 미국의 80년대말~90년대초와 비슷하다”며 저축대부조합 부실 이후 가계금융에 치중한 미국은행들의 전철을 우리 은행들이 따르고 있는데 이는 합리적인 선택으로 우려할 만한 사안이 아니다”고 밝혔다.
은행들의 경영개선 노력 및 합병가능성도 은행산업의 전망을 밝게 하는 주요한 요인들이다. 올해 금리가 다소 상승할 가능성이 있지만 예전처럼 은행들이 예대마진을 무시한 금리조정을 할 가능성이 없으며, 중소형 은행간의 합병가능성이 아직도 상존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송훈정 기자 hjso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