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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지점 ‘청약창고’ 전락

임상연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2-01-30 20:57

평잔기준 도입후 업무량 폭증…기능마비 수준

업계 “투자자 공모주식 매매루트 제한해야”



증권업협회가 지난 1일 새롭게 시행한 유가증권 인수 업무규정으로 인해 증권사 지점들이 사실상 ‘청약 창고’로 전락하고 있다.

투기성 거래를 막고 업무 효율성을 증대하기 위해 마련된 유가증권 인수업무 규정이 도입 취지와는 달리 오히려 지점의 청약관련 업무를 늘려 업무과부하를 초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이미 실효성 문제로 사라진 평잔기준을 다시 도입한 것은 전형적인 탁상행정 표본이라며 비난의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31일 증권사 영업추진팀 관계자는 “종전에도 청약시 지점들은 청약일과 환불일, 주식입고일등 3일간 관련업무에만 치중해야 하는 형편이었다”며 “하지만 이번에 도입된 규정으로 인해 유가증권 대체 입/출고가 배로 늘어나면서 최소 4~5일간은 지점업무가 마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기업공개가 늘어나고 관련 청약업무도 많아지면서 지점직원들이 과로로 입원하는 경우도 속속 발생하고 있을 정도”라고 하소연했다. 이같은 지점의 업무과부하는 증권업협회가 공모주 배정기준으로 또 다시 평잔개념을 도입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평잔기준이란 일반투자자의 청약한도를 제한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고객이 공모주 청약을 위해 자신의 계좌에 일정기간 및 일정금액의 유가증권을 보유해야 하는 것을 말한다. 이미 한차례 도입된 바 있는 이 평잔기준은 공모주 바람이 불면서 실효성이 없다는 이유로 사라진 규정이다.

증권업협회는 증권사들이 고객의 일별, 주별, 월별 평잔을 통해 청약한도를 제한할 것을 권고하고 있지만 증권사들마다 평잔기준이 달라 공모주를 받고자 하는 고객들의 자금(유가증권)이탈만 빈번히 일어나고 있는 상태이다.

따라서 지점들이 공모주식을 청약할 경우 청약, 환불, 주식입고이외에도 고객들의 대체 입/출고가 겹치면서 기본 업무를 수행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대형증권사 한 지점장은 “영업환경을 무시하고 한번 도입됐던 제도를 개념만 바꿔 시행함으로써 지점의 업무부담만 가중시키고 있다”며 “온라인거래의 증가로 지점 약정이 줄어드는 반면 청약관련 업무부담만 늘어나고 있어 이제는 지점이 이득 없는 단순한 ‘청약창고’로 변한 상태”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따라 업계전문가들은 지점의 수익성과 영업환경 개선을 위해 청약기준을 대폭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공모주 입고후 고객들의 대체입출고를 막는 새로운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증권사 한 영업추진팀 관계자는 “현재는 지점의 청약 업무량에 비해 실익이 전혀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청약후 공모주식이 입고될 경우 고객이 계좌를 튼 지점이나 해당증권사의 HTS를 이용해 매매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며 “소위 ‘떳다방’등의 투기거래를 제한하고 지점 업무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이같은 조치가 꼭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임상연 기자 syl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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