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채권단에 따르면 최근 미국에서 가진 4차협상에서 마이크론측이 하이닉스의 주력 메모리사업을 인수하는 대가로 31억달러를 제시한 반면 채권단은 최소한 40억달러 이상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우리 대표단은 미국에서 빈손으로 돌아왔다`며 `마이크론과 우리측이 제시한 가격차가 태평양만큼이나 컸으며 마이크론의 입장이 너무 단호해서 제시한 액수에서 한푼도 더 내줄 것 같지 않았다`고 말했다.
FT는 지난달초부터 이어진 4차례의 협상이 아직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것은 현재 추가 협상스케쥴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양사의 협상가능성이 더욱 불투명해졌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논평했다.
또 채권단이 만약 31억달러라는 마이크론의 협상가격을 받아들일 경우 하이닉스에 대한 부채 가운데 거의 절반가량을 탕감해야 하지만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입장으로 절충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반도체전문 시장조사기관인 퓨쳐 호라이즌스의 말콤 펜 대표는 `하이닉스는 마이크론보다 이번 협상타결이 더 절실한 입장`이라며 `최근 D램가격이 올랐으나 여전히 하이닉스는 생산하는 만큼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마이크론이 이번 협상에서 물러날 경우 하이닉스는 채권단으로부터 추가지원을 받거나 다른 협상대상을 찾아야 할 것`이라며 `마이크론으로서는 이번 협상의 목적은 기술이전이 아닌 단순한 시장점유율 확보일 뿐`이라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협상이 완전히 결렬된 것인지 아니면 한국측의 이른바 `벼랑끝전략(brinkmanship)`인지는 확실하지 않으나 한국측이 마이크론의 제의에 근접하는 협상조건을 고려할 경우 협상은 재개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마이크론의 대변인은 구체적인 협상내용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채 `현재로서는 추가협상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송훈정 기자 hjso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