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금융권에서는 B2B-i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B2B-i(Business to Business -integration)란 은행과 기업간 시스템을 하나로 연계해 자금 결제 외환 등 각종 금융 관련 업무를 처리하는 것. 기존에 은행에서는 단순히 웹브라우저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했으나 시스템을 통합하면 인터넷망을 이용해 기업과 은행간 시스템이 연결, 하나의 시스템인 것처럼 동기화된다.
모든 은행들은 기업고객의 이탈을 방지할 수 있고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상품 판매 및 개발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B2B-i를 기업인터넷뱅킹 서비스의 최종 목적으로 삼고 있다. 은행 시스템과 기업고객의 시스템이 하나로 묶여 연동되는 경우 은행의 서비스 또는 금리의 경쟁력이 조금 약해졌다고 해서 기업이 쉽게 주거래처를 바꾸지 않아 고객의 이탈을 방지할 수 있다. 기업의 입장에서도 적게는 2~3개 많게는 4~5개 정도의 은행과 시스템을 연동해 보다 쉽게 금융거래를 처리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요즘 들어서는 B2B-i의 ‘B2B’를 ‘Bank to Business’ 혹은 ‘Business to Bank’로 해석하기도 한다.
은행들은 기업인터넷뱅킹시스템을 구축하면서 ERP 서비스를 통해 결국 B2B-i를 구현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지만 실제로 이를 이뤄낸 곳은 거의 없다. 신한은행을 비롯한 몇 개 은행들이 e마켓플레이스와 시스템을 연계하면서 B2B-i의 초기단계에 진입하고 있을 뿐이다.
e마켓플레이스는 전산 환경이나 거래 관행, 결제 도구 등의 조건을 고려했을 때 오프라인 기업에 비해 B2B-i를 구현하기 쉬운편이다. 오프라인 기업의 경우 우선 시스템 사용의 당위성을 별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기업인터넷뱅킹 마케팅의 주 공략 대상인 중소기업의 시스템 환경이 열악해 은행이 여기에 ERP를 연동해 관리하기가 쉽지 않다. 대량의 자금이 왔다 갔다 하는 만큼 보안이 철저해야 하는데 기업의 보안시스템이 은행의 수준에 훨씬 못 미치기 때문에 이를 보완해야 하는 것도 문제다.
e마켓플레이스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고 오프라인 기업들은 전자거래나 결제에 대한 개념 및 환경을 갖추지 못한 현 상태에서는 은행 B2B 결제서비스의 앞날이 어둡다. 결국 은행이 B2B 사업 분야에서 활로를 찾자면 전자외상매출채권 이용이 활발해지고 산업자원부에서 추진하는 업종별 e마켓플레이스 조성이 순조롭게 진행되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업종별 e마켓플레이스와 전자외상매출채권을 통해 먼저 기업이 오프라인상의 거래 및 결제 관행을 전자방식으로 바꿔야 할 필요성을 인지하고 실제 이를 실행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내년부터 은행들이 본격적으로 B2B-i를 구현하고 이를 수익으로 연결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하고 “그렇지만 기업고객의 허술한 전산환경과 오프라인 거래 관행 때문에 B2B-i를 실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미선 기자 u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