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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경쟁력 제고를 위한 조건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1-12-19 19:43

<남 주 하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

어느듯 2001년 한해도 저물어가고 있다. 4년전 금융위기의 도래로 금융구조조정에 급급했던 금융기관들도 이제는 어느정도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됐고, 금융시장의 주기적인 불안정성도 심각한 고비를 넘긴 듯하다. 다가오는 새해에는 은행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과거의 단기적이고 피상적인 정책에서 벗어나 중장기적이면서 시장원리에 충실한 근본적인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 은행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관치금융의 해소와 잘못 선택된 금융정책의 개선, 은행 내부 전문인력의 확보, 그리고 경쟁환경의 조성등과 관련된 제도개선이 중요하다는 판단이 든다.

첫째 관치금융의 해소와 잘못 선택된 금융정책의 개선이 중요하다. 금융위기의 주요 원인도 따져보면 관치금융으로 인한 금융의 자율성과 경쟁이 부족했기 때문이나 관치금융으로 인한 폐해는 아직도 심각한 듯하다. 현재 대부분의 은행들은 살아남기 위해 해야 할일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제는 은행경영이나 인사에 대한 간섭보다는 자율성을 더욱 부여하고 다만 결과에 대해 엄격한 사후관리에만 신경을 쓰면 된다. 역설적이지만 금융위기이후 소위 우량은행으로 간주되는 신한, 하나, 한미은행 등은 관치금융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은 은행들이라는 사실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

또한 잘못된 금융정책의 선택들이 은행의 경쟁력제고의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 잘못된 금융정책의 예로는 우리금융지주회사의 설립을 들 수 있다. 지금처럼 부실은행들도 살아남기 위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잘 알고 있는 상황하에서 부실은행들의 구조조정은 각개별 은행별로 권한과 책임을 부여한 상태에서 추진하는 것이 더욱 효율적이다. 우리금융지주회사는 비용의 과다 지출의 문제뿐만 아니라 책임과 권한의 불분명한 상태를 초래하여 오히려 구조조정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

금융감독의 선진화도 시급한 과제이다. 금융감독기관의 독립성도 중요하지만 전문성 부족이 더욱 시급한 과제이다. 은행의 경영에 피해를 주지않으면서 건전성 감독의 목적을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금융감독당국은 은행의 회계의 투명성을 높이고, 위험에 대한 자체 모형 개발을 통한 건전성 감독, 그리고 결과에 대한 적기시정조치의 엄격한 적용 등이 필요하다. 이제는 피감독은행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직접 대면하지 않고서도 은행의 경영상태와 위험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금융감독의 선진화가 매우 중요하다.

둘째는 은행입장에서는 전문 인력확보가 시급한 과제이다. 은행들이 이제는 경쟁력 제고를 위해 나가야할 방향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지만 내부인력의 전문성 부족으로 단기적으로 경영개선의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에는 한계가 있다. 여신심사자는 기업의 재무제표를 보고서 신용위험을 파악할 수 있는 전문성이 필요하고, 위험관리, 회계, 금리예측등에 필요한 내부전문인력의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 신용평가모형을 외국의 컨설팅회사나 국내신용평가기관에 맡길 것이 아니라 내부적으로 만들 수 있는 전문 인력의 확보가 시급하다. 전문 인력확보를 위해서는 전문인력에 대한 임금 등 노동조건에서의 유연성이 전제돼야 하고 내부인력의 전문성 제고를 위한 꾸준한 교육과 노력이 요구된다.

셋째로 은행의 경쟁을 촉진시키는 제도개선이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한다. 은행은 기본적으로 부실자산의 과다보유만 없다면 예대마진을 통해 어느 정도의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진입을 자유롭게 하여 대출시장에서 경쟁을 더욱 치열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 또한 우량은행과 부실은행의 구분을 더욱 확연히 할 수 있는 제도들을 도입하여 은행 스스로 끊임없는 노력이 없이는 금융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생존원리를 분명하게 전달할 필요가 있다. 은행의 경쟁촉진 및 부실은행과 우량은행의 경쟁력 구분을 더욱 분명히 하기위해서는 예금부분보호제도의 확대, 예금보험료율의 차등화, 부실자산의 엄격한 기준 설정과 대손 충당금 축적에 대한 기준 강화, 그리고 회계의 투명성 강화 등의 정책들이 추진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경쟁환경의 조성은 정부의 간섭없이 은행 스스로 구조조정을 촉진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어 관치금융의 해소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다가오는 새해에는 아무쪼록 관치금융이 해소되고, 인위적인 금융구조조정에서 벗어나 은행 스스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원년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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