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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권 脫메인프레임 배경은

김춘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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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1-10-31 21:46

‘빅5’ 중 3곳 유닉스 채용…유연성이 강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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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구현능력 등 세심한 검토없이 결정” 우려도



보험권의 脫메인프레임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 99년 알리안츠제일생명을 시작으로 지난해 대한생명, 올해 흥국생명에 이르기까지 ‘빅5’에 포함된 생보사 가운데 3곳이 유닉스 환경을 채택했다. 생보사들은 은행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금융상품 개발에 빠르게 대처하고 인터넷 등 채널 다변화와 CRM 기반의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펼치기 위해 신보험시스템 구축을 활발하게 진행중이다.

은행 및 보험사들은 전통적으로 메인프레임 환경을 선호해왔다. 대용량 트랜잭션 처리를 위해 다른 대안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메인프레임급 성능을 가진 유닉스 서버가 속속 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대용량 처리에 있어 완전히 검증되지 않은 안정성과 보안상의 취약점, 관리의 어려움 등으로 대형 금융기관에서는 호스트시스템으로의 도입을 꺼려왔다.

특히 트랜잭션 규모가 큰 은행권의 경우 아직도 유닉스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산업은행과 광주은행이 유닉스 환경으로 전환한 바 있으며, 대형 시중은행 가운데는 외환은행이 LG-EDS시스템과 유닉스시스템 채용을 위한 파일럿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며, 조흥은행이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아직 대형 사이트에서 검증이 이루어진 사례는 없다.

반면 생보사의 경우 상대적으로 쉽게(?) 유닉스로의 전환을 선택하고 있다. 유닉스 채용을 결정한 보험사들은 유닉스 기종 선정 이유로 향후 환경변화에 대한 뛰어난 유연성과 저렴한 유지보수 비용을 들고 있다. 특히 웹환경에 대한 대응이 쉽고 경영관리시스템이 유닉스 기반이라는 점도 강점이다.

보험사들의 경우 계약 마감시 한달 전체 트랜잭션의 30%이상이 집중됨에도 불구하고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온라인 거래에 대한 리스크가 적고, 전체 시스템 규모면에서 부담이 적은 것도 유닉스로의 전환을 용이하게 하고 있다.

지난 10월4일 성공적으로 신보험시스템을 오픈한 알리안츠제일생명의 경우 2년여 동안 총 270여억원을 투자해 차세대시스템을 완성했다. 대형사 가운데는 최초로 유닉스시스템 채용을 결정한 사례. 동양시스템즈를 주사업자로 선정해 차세대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유닉스의 취약점인 장애 및 성능관리를 위해 ESM (Enterprise System Management)도 도입했다.

반면 유닉스의 약점도 분명하게 존재한다. 아직까지 대용량 트랜잭션 처리에 있어 안정성이 완전히 검증되지 않았고 보안 및 관리상 어려움도 간과할 수 없다. 예상외 비용이 많이 소요되고 무엇보다 유닉스에 대한 노하우 부족으로 시스템 구축 및 유지관리 부문에서 어려움이 많은 것으로 입증되고 있다. 시스템의 유연성과 비용절감이라는 장점도 아직은 검증되지 않은 영역에 속한다.

대한생명의 경우 애초 35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26개월 일정으로 신보험시스템 구축을 계획했지만 모든 예상들이 빗나갈 가능성이 커졌다. 우선 예산만 보더라도 500억원대를 훌쩍 뛰어넘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아직까지 전체적인 시스템 설계도 마무리하지 못해 상당한 일정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유지보수 비용이 저렴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는 유닉스 환경에서 예상치 못한 비용발생 요소가 빈번하다는 사실이 어느 정도 입증되고 있는 셈이다.

관계자들은 메인프레임과 유닉스의 전반적인 수준이 비슷해져 기술의 완성도 측면에서는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데 동의하고 있다. 다만 현재 국내에서 유닉스가 가지는 최대의 취약점은 구현능력의 부족이다. 절대적인 기술수준의 차이가 아닌 유닉스 전문가가 턱없이 부족해 애로가 크다는 것.

메인프레임에 익숙했던 금융권 전산인력들은 새로운 시스템 환경을 도입하면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다. 반면 이러한 약점을 보완하고 금융권에 기술지원을 맡아야 할 SI업체에서도 유닉스와 금융업무에 대한 노하우를 동시에 확보하고 있는 인력이 절대 부족하다. 이에 따라 개발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제대로 발견하기 어렵거나 책임전가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알리안츠제일생명도 개발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와 애로를 겪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한생명도 상황은 마찬가지. 컴팩이 하드웨어 벤더에서 SI사업에 집중하는 과정에서 프로젝트를 수주해 인력확보 및 업무 노하우 측면에서 취약점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흥국생명의 경우에도 메인프레임과 유닉스 기종의 선택을 놓고 많은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예산과 전체적인 상황에 근거한 예상과는 달리 흥국생명은 결국 유닉스를 채택했다.

조만간 컴팩과 최종 계약을 맺겠지만 애초 300억원의 예산을 계획했던 흥국생명이 어느 정도의 비용으로 얼마만큼 성공적인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 지도 업계의 또 다른 관심거리다.

관계자들은 지금까지 유닉스로의 전환을 결정한 사례들은 기술 및 구현능력에 대한 세심한 고려보다는 정책적인 판단이 앞서고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유닉스 전환시 문제점과 인력지원 능력 등을 세밀하게 고려하지 않고 이상적인 기준에 따른 선택이 이루어졌다는 것. 최종 사업자 선정과정에서의 무성한 소문도 이러한 배경에 근거하고 있다.

반면 신기술 도입에는 진통이 따르기 마련. 일종의 모험을 감행한 대한생명과 흥국생명이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는 길은 성공적으로 프로젝트를 완성하는 방법밖에 없다.



김춘동 기자 bo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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