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HSBC가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최저 6.15%로 인하한데 이어서 씨티은행도 같은날 오후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국내 은행들은 HSBC와 씨티은행 등 외국은행의 금리인하에 촉각을 세우며 추가금리 인하 등 대책마련에 부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도해지 수수료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지난달부터 시행되고 있는 임차보증금 공제액이 상향조정돼 실제 대출을 갈아타는 고객은 많지 않을 것으로 관계자들은 전망했다.
11일 금융계에 따르면 HSBC은행이 5000만원 이상 대출고객에게 국내 최저수준인 6.15%의 금리를 적용키로 했다. 3000만원 이상 5000만원 미만 대출고객에게는 6.25%, 3000만원 미만 대출고객에게는 6.55%의 금리가 각각 적용된다. 그동안 대출고객에게 제공해 왔던 근저당 설정비와 인지대 등의 부대비용 면제 혜택은 계속 유지된다.
HSBC은행은 또 인하된 최저 수준의 대출금리를 신규 고객은 물론 기존고객에게도 일률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HSBC은행은 앞서 2월 대출금리를 7.9%로 인하하면서 업계 최초로 신규 고객은 물론 기존고객에게도 금리인하 혜택을 제공했었다.
한편 씨티은행도 HSBC의 금리인하에 맞서 6.5%까지 금리를 낮췄다. 씨티은행의 금리인하는 시장확대가 아닌 기존의 고객보호와 방어적인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추가로 인하될 가능성도 남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 지난 2월 씨티은행은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최고 연 7.9%까지 인하했다가 8월 들어 7.1%로 인하하자 HSBC도 곧바로 금리를 최저 연 6.9%대로 인하했다. 결국 씨티은행도 6%로 금리를 다시 인하하는 등 치열하게 금리인하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편 국내 은행들은 HSBC와 씨티은행의 금리인하와 관련 추가적으로 금리를 인하할지 여부를 고민중이다. 현재의 조달비용을 감안하면 평균 6.4%의 대출금리는 유지해야 손익을 맞출 수 있기 때문에 추가 금리인하를 쉽게 결정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1%가 넘는 중도상환 수수료의 부담을 안고 대출을 갈아타는 고객은 소수에 불과할 것이라는 것이 담당자들의 증론이다. 여기에 지난달부터 시행된 임차보증금 상향조정으로 대출한도가 낮아져서 실제로 고객이 이탈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은행의 경우 시장을 방어하는 수준에서 대출금액에 따른 부분적인 금리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