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중동 등 위험지역으로 판단되는 국가로의 출장을 자제토록 각 계열사에 권고하고 해외 주재원과 가족들에 대해 해당지역의 정부 공관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등의 신변안전 대책에 따라 행동하도록 지시했다.
삼성은 특히 계열사별로 미국의 공격사태 이후 예상되는 원유 등 주요 원자재와 금리, 주가의 급변 가능성에 대한 영향을 면밀히 분석토록 하고 자재 확보를 위한 비상대책을 마련하도록 했다.
LG는 현지 지사를 둔 이란과 이라크, 아랍에미리트(UAE) 등에 미국 공격의 여파가 미칠 것을 우려, 사태를 예의주시하며 대책마련에 나섰다.
LG전자와 LG상사 등 LG 계열사들은 중동지역 지사에 공문을 보내 `현지 공관과 긴밀한 연락 시스템을 유지하고 공공기관, 해외기관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는 가지 말라`는 내용의 안전관련 지침을 전달했다.
또 임직원들의 중동지역 출장을 자제하도록 지시를 내리는 한편 회사관련 전산자료 등 주요 데이터는 백업 형태로 안전한 곳으로 전송, 보관토록 할 방침이며 공습 등 최악의 사태가 발생할 경우에 대비, 지사원과 가족 등을 인근 안전지역으로 대피할 수 있도록 준비중이다.
SK의 정유사업부문인 SK는 미국의 공격사태가 어떤 형태로든 원유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장기전에 대비해 수입선을 다양화하고 자체 비축물량을 늘리도록 하는 등 비상대책을 마련중이다.
상대적으로 중동지역 진출이 활발한 건설업계는 91년 걸프전 당시에 버금가는 수준에서 근로자 안전대책을 다각도로 준비하는 등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건설업체들은 우선 본사-현장-현지 공관의 3각 연락체계를 확립, 사태추이를 예의주시하고 불요불급한 출장과 외출을 삼가하도록 현장에 긴급 지시했다.
80년대 이란-이라크전 당시 이란 공사현장에서 폭격으로 근로자가 사상한 아픔을 겪은 대림산업은 현장 사무소에 현지 공관과 긴밀하게 정보를 교환하고 근로자 대피계획을 협의토록 지시했다.
이란 공사현장에서 외국 근로자간 소요를 겪었던 현대건설과 리비아, 사우디아라비아 등에 현장이 있는 대우건설도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하며 미국의 대응 시나리오별 안전대책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하이닉스반도체 등 그밖의 대기업들도 중동은 물론 다른 지역으로의 해외출장도 가급적 자제하도록 잇따라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KOTRA는 91년 걸프전 사태이후 처음으로 75개국에 설치한 101개 전 무역관에 신변안전 대책을 지시했다.
KOTRA는 이번 지시에서 `미국 및 이스라엘 공관 주위에 위치한 무역관이나 회교권내 무역관은 특별한 경계태세가 요망된다`며 `테러 대상이 될 수 있는 건물과 미국인 및 유대인 밀집지역에 대한 출입, 미국적 항공기의 탑승 등을 자제하고 비상연락체계를 재점검하라`고 강조하고 신변안전 행동요령과 비상시 단계별 대처요령도 함께 전달했다.
김미선 기자 u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