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이후 은행들의 기업 신용등급 산출이 보다 세분화되고 정교해질 전망이다.
각 행들은 현재 대다수의 기업이 일부등급에 집중적으로 몰려있어 동일등급 기업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 차별화와 차등 금리적용을 유도하기 위해 새로운 신용평가 모형을 구축중이다.
한편 기업고객의 신용등급 세분화 작업은 거래 고객의 DB가 충분히 축적돼야 하는데 현재 은행이 보유한 DB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신용평가 관련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13일 금융계에 따르면 기업고객에 대한 신용등급 세분화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조흥, 외환 등 선발 대형은행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신용등급 세분화작업은 신용평가 모형의 재구축에서 출발하는데 기존 거래 고객의 DB축적과 활용이 핵심과제다. 조흥, 외환은행의 경우 다른 은행보다 많은 고객정보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신용등급 세분화해 유리하다는 것이다.
조흥은행은 지난해말 요주의 이하의 부실발생 가능성이 높은 등급에 대한 세분화작업을 끝냈다. 이에 따라 기존의 6등급은 6A, 6B, 그리고 6등급으로, 7등급은 7A, 7등급으로 세분했다. 조흥은행은 하반기부터는 중소업체 및 소규모 영세상인을 대상으로 한 신용평가 모형과 신용등급 세분화작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조흥은행 관계자는 “부실발생 가능성이 높은 기업의 경우 특정 하위등급에 집중적으로 몰려있다”며 “이들 업체를 정교하게 세분화해 우량등급으로 유도할 수 있는 업체를 발굴하고 적절한 마케팅전략을 모색한다면 영업에 적지 않은 도움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환은행은 기존의 5등급을 세분화해 +5, -5, 그리고 5등급으로 나누었고 9월부터 여신마케팅에 본격적으로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5 등급의 경우 여신활성화와 거래 심화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마케팅 전략을 모색하고 -5등급은 사전적 점검을 강화해 부실발생을 최소화시키는 전략을 수립한다는 것이다.
한편 금융계에서는 신용등급의 세분화작업이 실질적으로 여신마케팅에 실익을 주고 궁극적으로 금리차별화로 이어지기까지는 최소한 3~5년의 시간을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구축중인 모형과 DB로는 예상부실율에 대한 신뢰성이 낮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최소한 향후 3~5년이상 검증을 거친 후 평가의 적정성을 알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