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예탁원의 시스템 미비로 인해 증권사들의 글로벌트레이딩 서비스가 내년 상반기에나 시작될 전망이다.
대신 SK 리딩투자증권 등은 올 하반기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글로벌트레이딩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으나 예탁원은 외국의 클리어링대행 금융기관과의 연계 시스템을 아직 갖추지 못하고 있다. 증권사의 외환거래가 자유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내 외화증권의 결제 및 보관을 담당하는 예탁원에 외화결제시스템이 없으면 증권사들은 글로벌트레이딩 대금을 온라인상에서 결제할 수 없다.
국내에서는 증권사가 주식의 매매부터 클리어링까지를 모두 처리하지만 미국에서는 주식 브로커와 클리어링 기관이 분리돼 있다. 따라서 국내 증권사들이 글로벌트레이딩 서비스를 시행하려면 예탁원을 통해 미국 증권사들의 거래 대금 결제 대행 은행과 연계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현재는 하루에 5건 미만의 외화주식거래 대금 결제를 예탁원이 수작업으로 처리하고 있다. 증권사들이 온라인 글로벌트레이딩 서비스를 시작할 경우 하루 평균 1만건 이상의 거래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돼 대금 결제 전산화는 필수적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제도상 외화주식거래에 따른 클리어링 대금은 예탁원을 통해 송금해야 하는데 전산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아 글로벌트레이딩 시스템 구축이 많은 차질을 빚게 됐다”며 “고객 편의를 최대한 배려한 시스템을 구축하자면 예탁원이 외화결제시스템을 갖추거나 증권사들의 외환거래가 전면 자유화될 때까지 마냥 기다려야 할 형편”이라고 말했다.
김미선 기자 u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