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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경영진-노조-직원 다 “따로 따로” 논다

송훈정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1-06-17 21:49

‘주주중시 경영’ 왜곡…三者 평행선

제일銀 계기 ‘이해관계자 중시 경영’ 관심

토종은행중 국민 주택銀등 내부갈등 심각


은행 노사간 불신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러 일부 은행들은 내부 조직체계가 와해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또 노조 집행부와 직원들간의 괴리도 IMF 이후 점점 심해져 노조가 직원들이나 경영진으로부터 대표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은행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경영진-노조-직원등 삼자가 다 따로 노는 국면이 전개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현상은 은행들이 IMF 이후 ‘주주가치 극대화’의 슬로건을 강하게 내걸면서 과거 노사관계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판단되는 노조를 배격하고, 더 나아가서 직원들의 정서까지 제대로 은행 경영에 반영하지 못해 야기된 사태로 분석된다.

가장 극심한 예는 뉴브리지캐피탈에 경영권이 넘어간 제일은행. 제일은행 경영진은 전산, 카드부문 등을 매각 또는 아웃소싱하려는 계획이 중도에 노출, 직원들의 강경한 반대에 부딪혀 결국 이 계획을 지난주말 포기한다고 선언했다.

이 과정에서 직원들이 본점건물에 농성텐트를 치고 1000명이 넘는 직원이 항의집회에 참석하는 등 극심한 갈등을 겪기도 했다.

제일은행의 경우는 뉴브리지캐피탈이 경영권을 인수하면서 경영상 외국인들의 가치와 한국인들의 가치가 가장 극심하게 대립하던 은행. 이에 따라 각종 조직상의 개편사항과 결정사항을 놓고 내부 불만이 항존, 언젠가 터질 시한폭탄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토종 은행들도 노사간 또는 노조와 직원들간 신뢰가 무너져 반목하기는 마찬가지. 제일은행보다 더 심하면 심했지 덜 하지 않은 은행도 있어 보인다.

대표적인 예가 국민 주택은행. 두 은행은 지난해 연말 직원들의 합병철회 농성을 계기로 경영진-노조-직원간 삼자신뢰가 무너진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노사간 협의에 따라 결정해야 할 주요사항에 대해 뭐 하나 제대로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은행은 노사대화가 계속해서 연기 또는 답보상태를 벗어나지 못해 지난해 연말까지 해결했어야 할 퇴직금누진제 폐지 등에 대해 전혀 논의를 진전시키지 못하고 있다.

국민은행도 노조위원장이 구속되는 등 파업에 따른 후유증으로 노조가 거의 와해 상태라 할 수 있다.

국민은행 노조는 합병을 아직도 강경하게 반대하는 직원들로부터 지탄을 받거나, 합병을 현실적으로 인정하는 직원들로부터는 무시를 받고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은행들의 내부 조직 와해 위기는 IMF이후 은행들이 내건 ‘주주가치 극대화’ 슬로건을 맹신하거나 잘못 이해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IMF 이전 은행들이 구성원들의 연공서열이나 종업원 주인의식을 강조한 반면, 지금은 주가로 반영되는 주주가치만을 중시하는 등 양편향의 길을 걷고 있다는 주장이다.

전문가들은 은행은 물론이고 국내 기업들이 무작정 주주가치 극대화를 주창하고 직원들의 정서와 이해관계를 무시해서는 기업의 장기적 전망이 없으며, 주주는 물론이고 경영진, 종업원, 고객까지 포괄하는 이해관계자(stakeholder) 중시 경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주가를 부양하기 위해서는 수익이 많이 나는 좋은 기업을 만들어야 하고, 그렇기 위해서는 종업원들의 열정과 참여의식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컨설팅 전문가들의 지적을 은행들은 심각하게 받아들여할 것으로 보인다.



송훈정 기자 hjso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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