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행장은 한은 입행 후 뉴욕사무소장, 자금부장 등 요직을 거친 뒤 92년부터는 은행감독원 부원장보로 임원에 오르고 97년 금융결제원장, 그리고 98년 5월부터 기업은행장으로 재직했다.
한은 재직시에는 자타가 공인하는 통화 및 외환정책 전문가로 국제업무에 정통했으며 기업은행장 시절에는 영업점의 자율경영 체제를 구축하고 지속적인 현장밀착 경영으로 영업실적을 높여 기업은행을 우량은행으로 올라서게 한 장본인이다. ‘발로 뛰는 은행장’. ‘현장 중심의 경영’ 등은 이행장의 일상을 대변하는 닉네임으로 이후 은행장들 사이의 유행어가 되기도 했다.
이행장은 12일 이임사에서 “4년만에 주주에게 배당을 하는 등 우량은행의 면모를 갖추게 됐지만 소프트웨어를 변화시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며 “현재의 실적에 안주하지 말고 직원 개개인이 프로 은행원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행장은 재임시절 기업은행이 갖고 있던 공기업의 성격을 벗어버리고 수익을 최우선으로 경영전략을 구사해 지난해 4042억원에 달하는 흑자와 4.47%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을 기록해 시중은행을 능가하는 경영실적을 달성했다.
이행장은 또 소기업할인어음 전용펀드인 ‘디스카운드뱅크’를 99년부터 시행했고 올해는 중소기업에 대한 프라임레이트를 은행권 최저 수준으로 낮추는 등 자금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 지원에 발벗고 나섰다.
이행장은 기업은행 재임시절인 98년 중소기업지원금융 지원 대상인 대통령상을, 99년 11월에는 산업자원부장관 표창과 개인부문 은탑산업훈장을 수상했고 올 2월에는 감사원장으로부터 표창장을 수상했다.
한편 이경재 행장의 퇴임을 아쉬워하는 글이 행내 전자게시판에 올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종합기획부 박형순 차장이 ‘행장님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올린 이 글은 게시 하루만에 조회수가 4000여회에 육박했는데 전체 직원의 3분의 2가량이 읽은 셈이다.
박차장은 “지난 98년 외부인사로 임명된 이행장에 대해 처음에는 거부감이 있었으나 97년 1조3500억원의 적자를 냈던 기업은행이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며 이행장에 감사의 뜻을 밝혔다.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