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해 생보업계는 6개 부실생보사의 구조조정이 단행돼 회사간 인수합병이 이뤄져 생보사수가 23개로 줄어들었다. 또 종신보험 시장에서 강세를 보인 외국사의 성장률이 돋보였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상위사의 움직임도 활발했다.
2001년도 생보시장은 생보사의 추가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고 상위사와 외국사 중심의 시장구조가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디지털 문화의 확산으로 판매채널도 큰 변화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금까지의 성장세와는 달리 2001 회계연도 생보업계는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올 한해는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01년 생보산업의 환경변화와 이에 따른 판도추이를 미리 전망해 보았다. <편집자주>
올해 금융권은 현재 추진 중인 제2단계 금융구조조정 및 지주회사의 출현으로 금융권내 리딩그룹과 기타 그룹으로 구분될 전망이다. 제2차 금융구조조정을 통해 대규모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형금융지주회사 그룹과 업종별 선도금융기관, 틈새시장에 특화하는 다수금융기관으로 3분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부는 2001년부터 금융기관의 예금보장한도를 5000만원으로 제한하는 조치를 시행키로 했다. 예금부분보장제도는 제2금융권중 중소형 금융기관의 입지를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또 2단계 금융구조조정에 의한 은행합병 이후 우량 대형은행을 중심으로 증권, 보험 등 타금융업 진출이 가속화될 조짐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2001년 생보시장은 타금융권의 시장진입으로 경쟁이 심화되고, 가격자유화와 신규상품이 도입되는 등 환경변화가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추가 구조조정이 예상되고 재무건전성의 감독이 강화되는 한편 모집조직이 축소되거나 판매채널이 다변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쭦 생보시장에 두드러진 환경변화
올해에는 은행의 생보업 진출과 전략적 제휴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업무제휴를 통한 설계사의 은행창구 파견으로 제한된 방카슈랑스의 범위가 금융지주회사의 출범과 더불어 보험사 인수 등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은행의 보험대리업 허용과 관련한 논란을 가져올 것으로 판단된다. 또 은행, 보험, 증권 등 이종 금융기관을 통합한 본격적인 종합금융그룹의 출현도 예상되고 있다.
또 지난해 하반기 이후 경영부실이 심각한 생보사를 대상으로 추가 구조조정이 추진될 예정이다. 2000년 9월말 현재 지급여력이 마이너스인 생보사가 그 대상이 될 것이다. 아울러 2001년에도 재무건전성을 확보하지 못한 보험사에 대한 퇴출압력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부주도의 구조조정과 함께 국내 대기업, 타금융기관, 외국보험사 등을 중심으로 생보사의 인수합병도 예상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지난해부터 조짐을 보여온 상위사와 외국사 중심의 시장구조가 올해에는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소비자들의 우량금융기관 선호현상도 두드러져 ‘빈익빈 부익부’의 시장 양극화가 가속화될 것이다.
또한 IMF 이후 국내 시장점유율을 확대해 온 외국계 생보사들의 약진은 2001년도에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FY99 이후 지속적인 영업망 확충노력과 함께 추가 M&A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생보시장 내 우량사로서의 브랜드 이미지 확보가 경쟁력의 척도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쭦 감독강화와 가격자유화
2001년부터는 금감원의 재무건전성 감독이 더욱 강화된다. 지난 98년 1차 구조조정시 경영개선계획을 제출한 14개 생보사에 대한 적기시정조치의 유예기간이 2000년 9월로 만료됨에 따라 FY2001부터는 EU방식을 골격으로 한 지급여력기준과 적기시정조치가 예외없이 적용될 예정이다.
한편으로는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책임준비금 이외에 자산운용과 관련된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추가준비금 적립제도가 도입된다.
또한 금융소득 종합과세제도가 올해부터 부활되면서 보험차익비과세 기간이 5년에서 7년으로 확대되는 등 세제개편도 예고돼 있다. 개인연금에 대한 소득공제도 72만원에서 240만원으로 확대되고 소득공제 및 급부시 과세되는 방향으로 과세체계도 변경된다.
이에 따라 일시납 등 일반 저축성보험은 시장이 축소되는 반면 개인연금시장은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 4월부터는 생보업계에 사업비차 배당이 도입돼 가격자유화가 마무리된다. 사업비차 배당의 실시로 비차익을 실현하기 위한 경영효율성 제고노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함께 계약자 배당공시제도가 도입됨에 따라 계약자배당 분야의 가격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비차배당이 불가능한 대다수 신설생보사의 경쟁력 약화가 심해질 가능성이 커졌다.
아울러 실적배당형 상품인 변액보험이 2001년 중 도입될 예정이다. 따라서 기존 저축성상품이 점차 변액보험으로 대체될 가능성과 함께 타금융기관의 실적배당형 상품과의 본격적인 수익률 경쟁이 예상된다.
또 개인연금 세제개편과 더불어 새로운 연금상품이 올초 도입될 것으로 판단된다. 소득공제 효과가 커 개인연금시장의 활성화와 금융권간 시장선점 경쟁도 전망할 수 있다. 생보상품의 선진화와 함께 자산운용능력이 상품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자산운용의 효율화와 리스크관리를 위한 체계 구축도 필요하게 될 것으로 판단된다.
생보사의 판매채널은 크게 설계사, 임직원, 대리점 및 기타 조직으로 구분할 수 있다. 그중 설계사 조직이 수입보험료를 기준으로 80.7%를 차지하고 있다. 개인보험만을 보면 96%라는 절대적인 비중을 보이고 있을 정도다.
특히 아직까지는 인터넷이나 은행내 점포, TM(텔레마케팅) 등 신판매채널은 그 규모가 미미한 편이어서 생명보험의 판매조직은 사실상 설계사 단일판매채널로 유지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생명보험의 주요 판매채널인 설계사 및 설계사를 관리하는 영업점포는 지난 수년간 지속적으로 감소추세를 보여왔다. 2000년 9월말 현재 설계사수는 21만7541명으로 3년전에 비해 33%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21세기를 시작하는 시점에서 판매채널의 재구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디지털 문화의 확산과 신세대 등장 등으로 인해 고객수요가 다양해져 전통채널에 대한 호감도가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생보사 구조조정으로 영업규모보다는 이익 및 효율중시 풍토가 자리잡을 것으로 보이며 종합금융화, 모집인 노조, 설계사의 준근로자 인정문제 등도 생보 판매채널의 변화를 예견할 수 있다는 것.
따라서 향후 생보 판매채널은 기존 모집조직을 중심으로 전자상거래 및 방카슈랑스 등 신판매채널을 활용하는 다채널 체제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의 세분화가 급속히 진전될 것이므로 종래의 단일판매채널은 멀티채널(Multi-Channel) 전략으로의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또 연령 취미 수입 등 고객 속성을 분석해 새로운 고객층을 발견하고 그 시장에 효과적인 판매채널을 보유하는 기업이 시장지배를 할 것으로 보인다.
쭦 판매채널이 시장지배 좌우
그렇다면 신규판매채널의 전망은 어떨까? 방카슈랑스의 경우 지난해 1월부터 은행창구에서 보험사 모집인에 의한 보험판매가 허용됐지만 은행의 보험대리업은 아직 허용되지 않고 있다.
은행내 보험점포의 판매실적을 FY2000
1분기를 기준으로 볼 때 23개 생보사 가운데 7개의 생보사가 47개의 은행지점에 보험데스크를 설치, 운영중인데 이 기간동안 판매건수는 632건에 그쳤다. 이는 보험데스크당 월평균 판매건수가 약 4.5건에 불과한 수치다. 같은 기간 중 초회보험료 실적은 1억7875만원으로 보험데스크당 약125만원이다. 모집인 1인당 월평균 초회 수입보험료가 420만원인 점에 비해볼 때 저조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방카슈랑스가 생보사의 주요판매채널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 실시된 생명보험의 성향조사 결과 생보상품 구입시 은행창구 이용 희망비율이 7.1%로 높기 때문이다.
사이버 마케팅의 경우 현재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인터넷 홈페이지를 개설했지만 실제 계약 체결은 설계사의 방문이나 우편 등을 통해 완결되고 있는 형편이다. FY2000 1분기에 전생보사의 인터넷을 통한 신계약건수는 9만3589건으로 전체의 2.6%를 차지하고 있다. 초회보험료도 10억3150만원으로 전체의 0.03%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업계 전문가들은 향후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정보화사회 진전에 따라 CM이 주요 판매보조 채널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양우 기자 su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