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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사태 장기화...흔들리는 국민-주택銀

송훈정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0-12-27 22:42

고객들 불만 폭발...수천억씩 예금 이탈

27일 공권력 투입으로 국민 주택은행 직원들의 6박7일간 농성은 막을 내렸지만 노조 및 직원들의 합병반대 의사에는 변함이 없고 이에 따라 업무복귀도 상당기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부와 은행 경영진은 두 은행의 합병을 결코 포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강경 입장이다.



▲반발에도 합병은 지속 추진

정부는 국민 주택은행의 합병을 금융구조조정의 핵심 카드로 보고 있다. 김대중대통령은 26일 “이번 합병은 반드시 성사되야 하며 어떤 반대도 있을 수 없다”고 피력했다.

정부는 노사정위원회에서 다른 부실은행 처리에 대해 노조측에 양보를 한 상태기 때문에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어떻게 보면 정부 주도 지주회사 설립을 통한 대형은행 만들기보다도 국민 주택은행의 합병 성사에 더 주력하는 모습이다.

이같은 점을 고려하면 국민 주택은행의 합병은 노조와 직원들의 강한 반발에도 불구 계속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주주와 CEO가 찬성하는 합병을 직원들의 반대로 무산된 사례가 없다”는 정부와 경영진의 논리는 결국 관철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금융당국도 큰 타격

금감위등 금융당국은 이번 국민 주택은행 노조의 합병 반대 투쟁으로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은행권은 물론이고 다른 금융권에서도 국민 주택은행 합병에 개입한 금융당국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정부는 대주주간에 합의해 추진한 합병이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주장을 펴고 있지만 여러 가지 정황이나 정부 관계자들이 합병에 대해 언급한 부분을 고려하면 정부가 깊숙히 개입했다는 지적을 피할 길이 없어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부실은행 처리도 제대로 못하는 정부가 우량은행 합병을 조급하게 추진하면서 연말 금융대란이 현실화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부주도 지주회사에 들어가는 은행의 처리를 정치논리에 밀려 끌려 다니다가 결국 만만한 국민 주택은행 합병선언을 터뜨렸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금융당국에 대한 금융권의 부정적 여론은 내년 1월 있을 내각 개편과도 맞물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골 깊어진 리더십 불신

국민 주택은행 강제 합병에 따른 파업사태로 두 은행 내부의 갈등이 우려할 수준으로까지 심화되고 있다. 다급하고 무리하게 합병을 추진할 이유가 없다는 직원들의 반발을 무시하고 합병을 선언함으로써 은행장등 임원들과 직원들간의 불신이 극에 달한 것으로 분석된다. IMF 위기 이후 두 은행 직원들은 대형 우량은행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경영진들을 믿고 따라왔으나 이번 파업사태로 이같은 자부심과 경영진에 대한 신뢰가 한꺼번에 땅에 떨어졌다고 성토하고 있다.

이번 사태로 중간 간부들조차 경영진으로부터 마음을 돌렸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일산 국민은행 연수원에 6박7일이라는 초유의 장기간 농성에 참가한 두 은행의 직원수는 줄잡아 1만5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같은 대규모 인원이 참가할 수 있었던 것은 중간 간부들까지 합병 반대 의사를 보였기 때문이다. 일부 간부들은 정부와 경영진의 합병 결정에 강하게 반발, 노조원들의 파업 및 농성사태를 방조 또는 협조하기까지 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두 은행장이 입은 타격은 헤아릴 수 없다. 지난 2년간 국내 은행간 합병의 필요성에 대해 귀가 따갑게 들어온 주택은행 직원들조차 8000명에 가까운 인원이 파업 및 농성에 참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아침에 은행장의 신뢰가 땅에 떨어지고 그동안 쌓아온 명예에 먹칠하는 결과를 낳았다는 지적이다.

국민은행의 경우도 합병설이 초기에 유포되면서 은행장이 이틀간이나 감금되는 등의 사태를 겪어야 했다. 또 노조와 성실히 합병에 대해 논의한다는 약속을 깨뜨림으로써 신뢰에 금이 갔다는 평을 받고 있다.

두 은행장이 정치적으로 큰 타격을 입게 되면서 합병이 성사되더라도 누구도 합병은행장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고객 신뢰 회복도 급선무

노조 및 직원들의 장기 파업 사태로 두 은행은 고객들의 원성과 불만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합병 반대라는 대의명분과는 상관없이 고객들은 자신들의 불편을 참지 않는다는 데 두 은행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두 은행 파업사태로 이탈한 예금이 행당 5000억~8000억원에 달한다는 집계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직원들의 파업사태만은 막고자 했던 은행측은 “고객이 있어야 은행이 있고, 합병도 하던 말던 할 것 아니냐”며 직원들을 설득하고 있다.



송훈정 기자 hjso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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