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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주택銀 흡수합병이냐 대등합병이냐

송훈정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0-12-17 20:55

MOU 세부사항 놓고 두은행 ‘샅바싸움’

직원들 반발까지 감안하면 낙관하기 일러

“한쪽이 주도권 잡는 게 장기적으론 바람직”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이 다른 합병 파트너를 찾지 못한 채 결국 상호 합병을 추진하고 있지만 세부적인 합병 협상 과정에서 대부분의 조건에 대해 의견일치를 보지 못해 난항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일단 합병 논의는 시작됐지만 직원들의 반발이 예상보다 심각한 데다 합병을 바라보는 두 은행의 시각 차가 상당해 합병이 원만히 진행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금융계 일각에서는 합병은행이 성공하려면 당장은 진통을 겪더라도 한쪽이 주도권을 잡는 게 장기적으로는 바람직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쭦 대등이냐 흡수냐

국민 주택은행의 합병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중의 하나는 합병 방식에 대한 양측의 시각이 너무나 다르기 때문이다. 국민은행과 골드만삭스는 기본적으로 “주택은행 정도는 흡수 합병이다”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데 반해 주택은행은 ‘당연히 대등합병’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국민은행은 자산규모, 순자산가치, 시가총액 등 어느 기준으로 해도 주택은행보다 앞서고 있어 흡수합병라는 주장인 반면 주택은행은 규모면에서는 좀 작아도 주가면에서는 월등하다며 대등합병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쭦 존속법인 서로 내가

합병 방식을 놓고 대등이냐 흡수냐의 의견차이를 보이고 있는 국민 주택은행은 당연히 존속법인을 어디로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1963년에 설립된 국민은행은 1967년에 설립된 주택은행보다 설립년도가 빠르고 은행 규모면에서 월등하다며 국민은행이 존속법인이 되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주택은행은 이럴 경우 흡수합병이 될 가능성을 우려,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상식적으로도 흡수되는 은행의 CEO가 통합은행장이 될 수 없기 때문에 주택 국민은행 모두 양보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쭦 합병은행名 제3의 이름 가능

장기신용은행과의 합병 추진 당시 ‘국민은행’이라는 이름의 브랜드가치를 평가해 5조원이라는 결과를 아직도 손에 쥐고 있는 국민은행은 합병 은행 이름도 당연히 자기 것으로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주택은행쪽에서 차라리 제3의 이름으로 하자고 강력 주장, 골드만삭스도 주택 국민 제3의 이름 중 여론 조사를 통해 결정하자는 입장으로 양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택은행의 경우 수개월전 ‘인피니스’라는 네이밍 업체에 새로운 행명을 의뢰, 이미 여러 가지 은행명을 대안으로 보유하고 있지만 합병이 일어날 경우를 대비해 아직 공개를 안하고 있다.

주택은행은 ‘주택’이라는 명칭이 은행의 발전 비전과 맞지 않는다며 행명 개정 작업을 한 만큼 합병은행의 이름도 국민도 주택도 아닌 제3의 은행명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쭦 순자산가치냐 주가냐

합병비율을 놓고도 국민 주택은행은 의견 일치를 못 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은 자산부채 실사 후 순자산가치와 주가 등을 기준으로 결정하자는 입장인 반면 주택은행은 주가위주로 하자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5일 종가 기준 주택은행 주가는 27800원으로 국민은행 주가 15800원의 1.76배에 달하는 등 주택은행 입장에서는 주가기준이 단연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국민은행은 주식 발행물량이 3배나 많은 이유 등으로 주가만 주택은행보다 낮을 뿐 다른 어느 기준으로 해서는 밀릴 게 없다는 입장이다. 주가는 여러가지 합병 비율 산정 요인의 하나일 뿐이라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 CLSA(크레딧 리요네)는 지난 14일 보고서를 통해 국민 주택은행의 합병비율을 주당가치 기준으로는 1.3:1, 주당 요구불예금 규모(프렌차이즈 가치) 기준으로는 2:1, 주당 자산 기준으로는 3:1 등의 합병비율을 제시하기도 했다.



쭦 합추위 위원장도 엇갈려

국민과 주택은행은 MOU 체결 후 합병을 본격 추진하기 위해 합병추진위원회를 구성하자는 데는 합의했지만 합추위 위원장을 누가 맡을 것인가 등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

국민은행은 합추위 위원장을 두 은행장이 공동으로 맡고 이후에 합병은행장을 최종 결정하자는 입장인 반면 주택은행은 합추위 위원장이 곧 합병은행장이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 1인 체제를 조기 구축하자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은행 모두 자신의 은행장이 합병은행장이 돼야 한다는 ‘당연한’ 주장을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합병을 위한 MOU조차 체결하지 못하고 있어 구체적인 논의는 후일로 미루고 있다는 후문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노조 감금 사태를 겪은 국민은행 김상훈행장이 좀 밀리지 않느냐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지만 국민은행이 주택은행을 흡수합병하거나 유리한 조건으로 합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속단은 금물이라는 지적이다.



쭦 인력감축 서로 더 해라

두 은행장이 합병을 하더라도 강제적인 인력감축을 단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주택은행이 국민은행에 대해서 인력감축이 필요하다고 주장, 묘한 분위기다.

주택은행은 자신들이 IMF이후 구조조정을 더욱 과감하게 해 직원들이 더 젊고 인력도 더 부족하다며 국민은행 직원들을 많이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송훈정 기자 hjso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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