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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銀 “우호적 합병이 시너지 발휘”

송훈정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0-11-22 23:19

합병전략 대폭 수정 ‘기술의 경제’ 내걸어

한미 하나은행이 곧 합병을 위한 MOU를 체결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주택은행이 합병 전략을 대폭 수정해 눈길을 끌고 있다. 주택은행은 지난 10월초 뉴욕증시 상장 직전까지는 신속하고 과감한 절차에 따른 흡수합병론을 주장했다.

그러나 최근들어 우량은행간 합병이 한미 하나로 좁혀지면서 합병 파트너를 잃어버린 주택은행은 이같은 기존의 합병전략이 상대 은행을 자극함으로써 합병에 오히려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고 판단,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

주택은행이 새로 채택한 합병전략은 한마디로 말하면 ‘우호적 합병’ 또는 ‘비일반적(Uncommon) 파트너십‘이다. 합병과정에서 상대방을 흡수하거나 인력을 대폭 줄이지 않고 자원으로서 상대방의 인력 및 업무역량을 인정한다는 것. 합병 과정에서 과감하게 인력과 점포를 줄이거나 구조조정을 단행하게 되면 직원과 고객의 반발이 심화되고 결과적으로 구조조정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비용절감 효과를 상쇄한다는 분석이다.

주택은행이 주장하는 ‘우호적 합병’ 또는 ‘비일반적 파트너십’은 당장의 비용절감 효과는 없지만 상대방의 베스트 프랙티스를 상호 이용할 수 있어 합병의 시너지 효과를 최대한 높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이에 따라 주택은행은 합병을 통한 ‘규모의 경제’ 효과를 누린다는 기존 전략도 수정했다. 합병후 구조조정을 단행하지 않고 상대방의 업무 스킬을 익힌다는 ‘기술의 경제’를 주장하고 있다.

주택은행은 이같은 합병 사례로 해외의 로이즈(Lloyds)+티에스비(TSB) 등의 합병을 들고 있다. 이들은 합병 과정에서 상대방의 조직을 그대로 인정하고 인력 감축을 단행하지 않았다는 것. 합병 과정에서 고용에 불안을 느낀 직원들이 직장을 나가겠다고 하자 CEO가 ‘당신이 있을 자리는 회사 밖이 아니라 지금 당신의 자리다”며 인력감축을 단행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주택은행은 이와 관련 합병을 통한 비용절감 효과는 합병 이후 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라고 주장했다. 주택은행 관계자는 “합병 직후 전산통합 및 인력, 점포 감축 등으로 바쁘게 움직이는 것이 보통이나 고객은 이러한 상황을 기다리지 않고 떠날 수 있다”라며 고객이탈을 우선 방지하고 비용절감 노력은 나중에 추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택은행은 흔히 말하는 한빛은행과 같이 ‘국내 은행간 대등합병의 대표적 실패 사례‘에 관해서도 다른 분석을 하고 있다. 한빛은행의 경우 합병후 무리하게 3개월 만에 전산통합등을 추진하느라 고객이 이탈하고 직원들도 지쳐 떨어졌다는 지적이다.

주택은행이 이같이 합병 전략을 전면 수정한 데는 한미 하나은행간의 합병 추진에 따른 합병 파트너 상실 등의 허탈감이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 정부의 압력과 시장 일부의 압력만으로는 은행간 합병이 쉽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소극적 합병 전략으로의 방향 전환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은행간 합병이 절실하다고 기회가 있을 때 마다 밝혔던 주택은행의 입장은 “우리는 합병과 관련해 언제든지 오픈되어 있다”라는 말처럼 기다리는 자세로 바뀌었다.

한편 주택은행은 최근 신한은행등이 추진하는 금융지주회사에는 관심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최근 신한은행과 주택은행이 지주회사로 합쳐치는 것이 아니냐는 항간의 관측에 대해 주택은행 관계자는 “신한은행에 여전히 관심이 있지만 지주회사 방식에는 관심이 없다”고 단언했다.



송훈정 기자 hjso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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