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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몰위기의 경남號’ 은행만의 잘못 아니다

송훈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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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0-11-19 16:48

동아등 워크아웃기업 추가 지원으로 결정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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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부실은행’도 아니고 그렇다고 ‘공적자금 투입은행’도 아니면서 갑작이 정부에 공적자금을 신청하고 지난주 금감원의 자산 부채실사를 받은 경남은행을 두고 금융계 안팎에서는 말이 많다.

임직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외적인 요인에 의해 좌초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가 하면 원칙없는 금융당국의 지방은행 처리에 대해서도 언성이 높아지고 있다.

경남은행은 지난 98년 10월 경영개선권고를 받고 2년여 동안 뼈를 깎는 경영정상화 노력을 벌여왔다. 인원과 점포를 40% 가까이 줄이는가 하면 99년에는 1500억원의 유상증자도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1600여명의 임직원들은 우리사주 명목으로 400억원을 할당받아 1인당 3000만원 안팎의 주식을 받았다. IMF 이후 어려운 살림살이 속에서도 대부분의 임직원들은 은행 빚을 얻어 우리사주를 받았다. 경영개선권고에서 벗어나고 은행을 정상화시키기 위한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경남은행 주가는 700원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직원들은 주당 5000원에 받았기 때문에 주당 4300원씩이나 손해를 보고 있다. 3000만원어치를 받은 직원은 2500만원을 1년만에 날린 것이다.

공적자금을 신청했기 때문에 이제 경남은행의 미래에 대한 칼자루는 정부가 쥐고 있다. 문제는 지주회사에 편입시키든 P&A를 하든 명예퇴직 등 임직원들의 희생이 불가피하다는 데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경남은행 직원들은 이제 명퇴금을 받아도 증자 참여로 인한 빚을 값고 나면 남는 게 없다고 항변하고 있다. 더욱이 퇴직금 중간정산을 받은 직원들은 또 빚을 내서 빚을 값고 은행을 떠나야 할 처지다.

경남은행이 이 지경에 빠진 것은 물론 IMF 이후 금융 및 실물경제가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정타는 동아건설등 워크아웃기업에 대한 처리에서 나왔다. 동아건설은 98년 9월 워크아웃 1호로 지정돼 그동안 채권단으로부터 802억원의 출자전환과 1520억원의 신규자금 지원을 받았다.

채권단이 75%이상 찬성하면 신규자금을 지원해야 했기 때문에 경남은행도 여신 비율만큼 계속 신규자금을 지원했다. 지급보증 200억원이 여신으로 전환된 후 경남은행은 500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자금을 지원해야 했다.

신규자금 지원과정에서는 안팎의 압력도 많았다는 것이 경남은행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더 이상의 지원은 은행 경영을 파탄시킬 것이라는 의견도 금융당국의 보이지 않는 압력에 의해 묵살당했다. 결국 동아건설등 부실기업들이 11.3 기업 퇴출 조치로 워크아웃이 중단됨에 따라 경남은행은 1000억원이 넘은 부실을 떠안고 침몰해야 하는 상황으로 몰리고 말았다.

경남은행이 침몰 위기에 직면한 것은 금융당국의 무원칙한 정책도 일조했다는 것이 금융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금감원이 지난 8월말 경남은행을 경영개선계획 제출 대상은행에서 제외해준 지 불과 2개월 만에 사태가 터졌기 때문이다.

당시 금감원은 경영개선계획제출 은행을 선정하는 기준으로 공적자금 투입 은행 및 잠재손실 100% 반영시 BIS비율 8% 미달 등을 제시했다.

경남은행을 비롯한 대부분의 지방은행들은 워크아웃여신등에 대한 충당금 적립 등을 하반기로 미뤄 BIS비율을 최대한 끌어올린 상태였지만 금감원은 경남은행 BIS 비율을 9.01%로 확정하고 경영개선계획 제출 은행에서 제외시켜줬다.

문제는 이시간에 금감위가 ‘2단계 금융구조조정 추진계획(9월25일 발표)’을 준비하면서 부실기업을 퇴출시키는 안을 만들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부실기업 퇴출에 따른 은행들의 BIS 비율 추가 하락 및 부실 여신 증가를 뻔히 알고 있으면서도 경영개선계획 제출대상 은행 선정의 심사를 안일하게 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아직도 경남은행 점포에는 ‘경영개선계획 제출 대상에서 제외돼 정부가 독자생존을 보장한 안전한 은행’이라는 포스터가 붙어있다. 포스터를 붙인지 2달만에 경남호는 침몰 위기를 맞고있다. 누구든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송훈정 기자 hjso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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