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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지방은행 어디로 가나

송훈정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0-11-15 22:41

IMF P&A권고 불구 지주회사 설립통해 해결책 찾을 듯

경남은행이 공적자금 지원을 요청함에 따라 금감원과 회계법인이 13일부터 17일까지 자산부채 실사를 진행중이다. 실사를 통해 부실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고 공적자금 지원 여부 및 규모 등을 결정하겠지만 최대 2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게 금융당국자들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정부 주도의 지주회사에 포함될 예정인 광주 제주은행과 공적자금을 지원받게 될 경남은행등 지방은행들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대구 부산 전북 등 나머지 3개 은행은 최근 부실기업 퇴출 등의 충격이 미미하다며 독자생존을 자신하고 있다. 전북은행의 경우는 다른 부실 은행과 동급으로 비춰지는 것에 대해 불쾌감을 표출하기도 했다. 대구 부산은행도 독자 생존 방침에 변함이 없음을 확실히 했다.

경남은행은 이번 부실기업 퇴출로 인한 추가 충당금 규모만 8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동아건설 여신 720억원에만 추가로 220억원의 충당금을 더 쌓는 등 경남은행은 연말까지 최대 1400억원 규모의 부실 여신을 정리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경남은행 관계자는 “부실 1400억원을 다 털어내면 BIS 비율이 7%로 하락한다”고 밝혔다. 게다가 경남은행은 99년도 결산시 있었던 350억원의 자본잠식분까지 포함하면 약 1700~1800억원의 자본잠식이 예상된다.

정부의 방침이 최종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경남은행 입장에서는 한빛 평화 광주 제주은행 등과 함께 지주회사에 편입된다면 공적자금을 지원 받겠다는 방침이다. 은행의 정체성 유지를 전제로 독자생존을 못할 바에야 이번 기회에 자산 클린화라도 이뤄야 한다는 입장이다. 공적자금 규모가 2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주장이 타당성을 얻는 부분이다.

경남은행 관계자는 “BIS비율이 8% 이하로 떨어져 공적자금을 요청하기는 했지만 광주 제주은행과는 상황이 다르다”며 차별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광주 제주은행이야 자본잠식이 심해 자본이 마이너스 상태에 들어갔지만 경남은행은 부실을 다 털어내도 자본잠식율이 50%도 안되기 때문이다.

다만 금융당국이 이같은 차별성을 인정해 줄 지는 미지수다. 그렇지 않아도 공적자금 투입에 따른 경영진 문책 및 모럴해저드 방지를 외치고 있어 정부 주도의 지주회사 편입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금융당국은 일단 예보가 우선주를 인수해주거나 직접 공적자금을 투입하되 그 후에는 평화 광주 제주은행과 같이 처리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경남은행과 함께 지방은행 지주회사 구도에 들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전북은행은 독자생존 방침에 변함이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부실기업퇴출에 따른 추가 손실도 작을 뿐더러 이를 전액 반영해도 BIS비율이 10%를 넘고 연말에도 당기순이익을 낼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전북은행 정영권 종기부장은 “부실기업 퇴출에 따른 추가 충당금 규모는 최대 81억원에 불과하다”며 “연말 BIS비율 10.5%와 20억원 내외의 당기순이익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규모가 작다고 정부나 다른 은행 등이 전북은행의 ‘독자생존’ 방침을 흔든다면 규모가 더 작은 신용금고나 신협은 예전에 다 없어졌어야 하지 않았냐”고 반박했다.

한편 경남은행이 지난 4월 금감원으로부터 경영개선권고 해제 조치를 받고 또 6월에 경영개선계획 제출 대상에서 제외된 지 불과 4개월만에 공적자금을 요청하게 된 데는 금융당국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는 주장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조흥 한빛 외환 등 6개 은행이 경영개선계획 제출 은행으로 선정될 때 경남은행등 일부 지방은행이 논란 끝에 정치적인 배려 때문에 제외됐기 때문이다. 금감원이 잠재부실 실사를 철저히 하지 않고 부실기업 퇴출 등에 따른 외부 충격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은행 구조조정을 추진했다는 비난도 면할 수 없게 됐다.

한편 지주회사 구도와 관련해 평화 광주 제주은행은 별도 지주회사 설립을 주장하고 15일 방한한 IMF의 초프라 아태과장은 광주 제주 등 지방은행들을 P&A방식으로 정리하라고 권고하는 등 금융계 안팎에서 논란이 일고 있지만 정부는 일단 정부 주도 지주회사에 경남은행까지 다 묶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훈정 기자 hjso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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