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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銀 인사제도 개혁 겉돈다

박준식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0-10-12 10:51

객관적 성과측정기준 수립 못해

시중은행들이 막대한 예산을 지불해 국내외 대형컨설팅 업체로부터 자문을 받아 새로 마련한 신인사제도가 실제 도입하기에는 국내 여건상 제약이 많아 예산낭비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지난 98년부터 올해에 걸쳐 인사 및 직군, 성과측정에 대한 재정비 작업을 유행처럼 추진했고 대부분 은행들이 작업을 끝낸 상태다. 하지만 국내 금융시장 환경이 은행원들에 대해 이른바 ‘시장가격’으로 평가하기에는 기반이 취약한 상태라 신인사제도의 실제 도입은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12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내 시중은행들은 98년 이후 선진 인사제도의 도입과 성과급 제도의 시행을 위해 인사부분에 대한 컨설팅을 경쟁적으로 추진했다. <표 참조>

은행들은 컨설팅 결과를 바탕으로 최적의 인사제도와 성과 평가시스템을 구축했다고 자체 평가하고 있지만 직무 차별화에 따른 객관적인 성과측정 기준을 수립하지 못해 신인사 제도를 구체화시킨 은행은 아직 없는 실정이다.

은행내부에서도 국내 은행들이 무리하게 선진국 인사제도의 외형만 도입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잇달으고 있다. 현재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직무 차별화와 급여 차등 지급의 객관성 확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은행 직원들을 등급별로 분류하고 직무의 성격에 따라 재배치하는 것은 오히려 간단한 일”이라며 “직원들이 자신이 속한 직무와 등급에 대해 불만을 표출했을 때 객관적인 근거 자료를 제시할 수는 은행은 한곳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은행들은 신인사제도와 직군체제는 수립해 놓았지만 노조와 구체적인 협의를 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만약 노조가 직무등급과 이에 따른 급여 차등에 반발하고 나설 경우 합당한 근거를 제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른 은행의 인사부 관계자는 “사실 모든 은행들의 인사관련 컨설팅 결과는 거의 동일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액을 들여 외국 컨설팅 회사로부터 자문을 구하는 것은 새인사 제도 도입의 합당한 근거를 다른 곳에서 찾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준식 기자 impark@k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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