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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독자생존’ 活路찾는 지방은행-총론

송훈정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0-10-12 09:42

“지역특화 전문 금융기관으로 거듭난다”

IMF 이후 1차 금융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10개 은행이 합병 등으로 퇴출당하는 가운데서도 대구 부산 광주 제주 전북 경남 등 6개 지방은행이 살아 남았다.

현재 정부 주도로 2차 금융구조조정이 시작됐고 시중은행을 포함한 6개 은행들이 경영개선계획을 제출해 경영평가위원회의 독자생존 여부 판정을 기다리고 있어 은행권의 불안감이 가시질 않고 있다.

살아남은 6개 지방은행 중에는 광주 제주등 2개 은행만 경영개선계획을 제출해 나머지 4개 지방은행들은 일단 독자생존 판정을 받은 상태다.

물론 불안한 국내 금융시장과 현재 진행되는 부실기업 퇴출 등 기업 구조조정을 감안하면 경영개선계획 제출 대상에서 빠진 시중은행 뿐만 아니라 4개 지방은행들도 앞으로의 생사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시각도 없지않다.

그러나 경영개선계획을 제출한 광주 제주은행은 정부에 공적자금을 요청해 금융지주회사로 묶일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지만 나머지 4개 지방은행은 나름대로의 계획대로 독자생존의 길을 가고 있어 지방은행들의 전망이 어둡지만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꾸준히 늘고 있는 수신고 및 지역민의 지역 은행을 살리겠다는 강한 의욕 등이 이를 뒷받침한다는 주장이다.

독자생존 판정을 받은 4개 지방은행들은 우선 지역밀착경영과 내부 인사 조직 영업망등의 개혁 등을 통해 독자 행보를 걷는다는 방침이다. 이들 지방은행들은 비록 경영개선계획 제출 대상에서는 제외됐지만 추가적인 내부 구조조정의 필요성에 동감, 인력감축 및 한계점포 퇴출 등도 조만간 단행할 예정이다.

부산은행은 내년초 10%의 인력감축을 위해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시중은행을 포함한 다른 은행들의 인력 구조조정 현황을 파악하면서 필요한 인력감축 수위를 조정중이다.

부산은행 심훈행장은 “내년초 상위직급 중심으로 10%정도의 인력감축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머지 대구 전북 경남은행도 인력감축의 필요성에 대해 검토중이다.

독자생존 지방은행들은 내부 인사·조직 개혁을 통해 경쟁력 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이와 관련 대구은행은 지난 9월 인사·조직혁신을 단행해 팀제·성과평가 및 보상제도 등을 도입 완료했다. 나머지 은행들도 지방은행 특유의 수직적인 조직 구조를 수평적·탄력적으로 바꾸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를 통해 생산성을 높이고 직원들의 근무의욕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독자생존 지방은행들은 맹목적인 대형화·겸업화에는 부정적인 반응이다. 금융의 대형화·겸업화라는 세계적인 대세는 인정하지만 각 지방의 특색과 고객의 욕구를 고려했을 때 당장 급한 것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경남은행 박동훈행장은 “대형화만이 능사는 아니다. 또 규모가 반드시 경쟁력을 결정하는 절대적 요인이 아니다”라며 “지역경제에 밝은 지방은행들이 차별화된 전문성을 가지고 특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독자생존 지방은행들은 우선 지역에 특화된 전문 서비스를 제공해 경쟁력 있는 은행으로 발전하고 2~3년후 필요에 따라 지주회사 설립 등을 고려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대구은행 김극년행장은 “향후 지주회사의 제도적 기반이 잡히고 금융 여건이 어느 정도 성숙될 때 지방은행들이 금융지주회사 제도 도입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독자생존 지방은행들은 제도적인 금융지주회사 테두리로 묶이는 것에는 반대하지만 사안별로 지방은행간 공조체제를 확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방은행 공동 예금상품인 ‘탄탄통장’등을 개발해 예금부분보장제도 시행에 따른 충격에 대비하고 있다. 각 은행마다 2000만원씩 6개 은행에 예금을 분산하면 총 1억2000만원까지 보장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이를 위해 지방은행들은 전산개발, 법적인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막바지 작업에 들어갔다.

한편 독자생존 지방은행들은 대형 시중은행과의 출혈경쟁을 지양하고 경쟁력 있는 부분에서 승부를 건다는 전략이다. 비교우위가 없는 분야에 대한 진출과 업무 확대를 지양한다는 방침이다.

전북은행 박찬문행장은 “도매금융과 같이 시중은행과 경합하는 부분이나 비교우위가 없는 분야에서의 경쟁은 자제하고 비교우위가 있는 소매금융 같은 특정분야에 전문화해 틈새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독자생존 지방은행들은 지역 수신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시도금고 유치에도 주력하고 있다. 전북은행의 경우 지난 8월 전라북도 금고에 선정돼 안정적인 수신기반을 확보하게 됐다.

이를 통해 대외 신뢰도 및 영업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부산은행도 오는 10월말 예정된 시금고 선정을 위해 적극 뛰고 있다. 지방은행들이 이같이 시도금고를 유치하는 데 적극적인 것은 안정적인 수신기반 확보 외에 지역경제 활성화와 나아가서 지방자치 제도의 취지에 더 부합한다는 지적이다.

부산은행 심훈행장은 “시금고를 유치해 얻는 수익은 시민과 주주에게 환원할 것”이라고 말해 지방은행들이 금고유치에 주력하는 것이 단순히 생존에 급급한 일만이 아님을 시사하고 있다.



송훈정 기자 hjsong@k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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