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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대우차 매각 ‘골머리’

송훈정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0-10-09 06:31

분식회계.부실 예상보다 훨씬 심해

이달 말까지 대우차 매각 대상 업체를 결정하기로 한 산업은행등 채권단이 가격 문제,책임자 처벌 등에 부딪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채권단은 GM등과 물밑작업을 계속 벌이며 구체적인 매각방법과 가격을 놓고 최선의 해답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지만 정부와 여론 등 주변에서 바라는 수준의 성과를 내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대우차 매각을 재추진하는 데 있어 가장 큰 장애물은 포드가 당초 제시했던 7조7000억원이라는 높은 가격에 대한 여론의 기대로 보인다. 원매자들이 선뜻 대우차 전체를 사겠다고 달려들지 않기 때문에 지난 6일 채권은행들은 대우계열 구조조정 협약을 개정해 대우차를 법인별로 분리 매각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는 등 빠듯한 일정 속에 조금이라도 높은 가격을 받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한달도 남지 않은 기한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려니 보니 채권단이 바라는 가격을 받을 수가 없고 또 매각이후 헐값 시비등 여론 부담이 가중돼 상대적으로 알짜배기를 떼어내 적정 가격을 받아 일단 매각하고 나머지 부분은 추후로 넘기는 분리매각 방식이 검토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채권단과 원매자의 시각차가 커 법인별 분리 매각이 성사돼도 가격 등에서 큰 성과는 없을 전망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여론은 포드가 애초 응찰한 7조7000억원이라는 가격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다”며 “실제 5조원도 받지 못할 매각 결과를 어떻게 여론에 인식시킬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대우차가 받을 수 있는 가격은 원매자가 결정돼야 정확히 알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애초 포드가 제시했던 7조7000억원의 절반에도 못미칠 수 있다고 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포드가 처음에 7조7000억원을 쓰고 실사 후 부실 등을 문제삼아 5조~6조원으로 실제 인수가격을 결정하려고 한 것 같으나 분식회계 등으로 대우차의 부실규모가 예상보다 커 인수를 포기했다”고 말했다. 포드가 타이어 리콜등 내부 문제 뿐만 아니라 실사 결과 대우차가 예상보다 심각한 상태였기 때문에 매각을 포기했다는 증언인 셈이다.

그는 또 “지난해 8월 대우차는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지불해야 할 금융비용이 사실상 없어졌다. 그런데도 영업이익이 나지 않아 채권단이 매달 수백원원씩 추가로 자금지원을 하고도 적자가 난다면 회사가치 70억달러는 애당초 말이 안되는 것이었다”고 토로했다.

이에 따라 대우차는 포드의 인수 포기와 조급한 매각 일정 등으로 회사가치가 폭락해 5조원을 훨씬 밑도는 3조원 안팎에서 매각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GM-피아트가 처음 4조~5조원을 제시했고 포드가 인수를 포기함으로써 대우차 가치가 폭락한 것을 고려하면 이 가격밖에는 나오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산은 등 채권단들은 7조원대의 환상적인 매각가격을 생각하고 있는 여론 등 주변의 시각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게다가 정부가 대우차, 한보철강의 잇따른 매각 실패와 관련 책임자를 문책하겠다고 밝혀 대우차를 매각하는 데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포드가 대우차 매입을 포기한 것에 대해 관련자들을 어떤 방식으로든 처벌하게 된다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재매각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채권은행 관계자는 “국가적 중대사라는 것, 빠듯한 일정, 포드가 제시했던 7조7000억원이라는 허상, 책임자 처벌 등 일련의 상황은 대우차 매각을 추진하는 측면에서 보면 모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매각 결과에 따라 또 시시비비에 휩싸일 것을 뻔히 알면서 채권단이 소신을 갖고 매각을 추진할 수 있을 지 걱정이 앞선다”고 지적했다.



송훈정 기자 hjsong@k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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