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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속보다 ‘전시용’...은행 인력감축

송훈정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0-10-04 23:55

경비절감은 급여 조정으로도 가능

경영개선계획을 제출한 6개 은행이 3000여명의 인력을 줄이기로 했지만 경영 정상화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기 보다 ‘전시용’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6개 은행은 10%내외의 인력 감축을 통해 연간 1000억원 정도의 비용절감이 가능하지만 이 정도는 직원들을 정리하지 않고 급여 삭감 등으로도 절감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IMF 이후 인건비 절감을 명분으로 4만여명의 은행 직원들이 길거리로 내몰렸지만 은행들은 다시 계약직으로 2만여명을 채용해 당초의 인력 감축 의도를 크게 퇴색시켰다는 분석이다.

금융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 “직원 10% 감축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는 전체 직원들이 1%씩만 분담해도 얻을 수 있는 효과”라고 주장했다.

은행들의 이같은 인력 감축은 정부와 함께 만들어낸 졸속품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부가 부실은행에 공적자금을 투입하기 위한 여론 무마용으로 경영개선에 실제로 크게 도움이 되지않는 인력 정리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 경영개선 계획을 작성할 때 인원 감축안을 꼭 넣게 만들어 은행들의 운신의 폭을 좁게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정부가 최근 밝힌 대로라면 정규직 정리로 늘어난 비정규직원들은 2~3년이 지나면 다시 정규직으로 전환될 전망이기 때문에 이번 인력감축안은 일과성에 그칠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편 기업의 부실경영에 대한 책임은 일차적으로 주주와 경영자가 져야 하는데도 피고용자에게만 전가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은행 노조들도 마땅한 대안없이 인력 감축안에 대부분 동의해줘 정부와 사용자측의 구조조정 논리에 빠져들고 말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은행의 군살빼기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인력 감축이 불가피한 면도 있지만 그동안의 대규모 감축을 감안, 정리대상 인력을 최대한 줄이고 전체 직원들이 더 고통을 분담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은행 노조가 인력감축안에 합의해준 것에 문제가 있음을 인정한다”며 “앞으로 대주주와 경영진들에게도 부실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송훈정 기자 hjsong@k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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