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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부분보장제 2000만원 고수냐, 한도 인상이냐

박준식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0-09-25 01:31

주택등 우량은행 ‘계획대로 시행’ 촉구

내년 1월 실시 예정인 예금부분보장제도를 놓고 금융기관, 은행별 입장차가 커서 제도시행에 따른 금융기관끼리의 갈등이 심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21일 열린 예금부분보장제도 관련 세미나에서 지방은행과 신용금고는 예금부분보장제도가 예정대로 실시되면 사실상 영업을 포기해야 하는 긴박한 상황으로 시행시기 연기와 한도 인상을 강력 주장했다.

반면 주택은행 등 우량은행으로 평가받는 은행들은 구조조정의 조기 완성과 시장안정을 위해서라도 정부가 당초 계획한대로 제도를 시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금융당국 내에서도 최근의 금융시장 불안과 신용금고 중소 금융기관들의 타격을 감안, 내년 1월부터 시행은 하되 예금 보장한도를 3000만원 또는 5000만원 수준으로 올려야 하지 않느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21일 예금보험공사 주최로 열린 ‘예금부분보장제도 시행방안 세미나’는 예금부분보장제도의 시행을 3개월 앞두고 은행간 금융기관간 입장차를 다시 확인한 자리였다.

이날 세미나에서 우량은행으로 평가받는 주택은행은 당초 계획대로 예금부분보장제도가 실시돼야 한다고 강력 주장한 반면 대부분의 금융기관들은 시행시기와 보장한도 조정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국내 금융시장은 크게 위축될 것으로 전망했다.

세미나에 참석한 지방은행 신용금고 등 대부분 금융기관들은 당초 예금부분보장제도의 시행은 2000년말까지 금융기관 구조 조정이 마무리되고 시장이 안정되는 등 금융개혁이 완성된다는 가정하에서 시행키로 했던 만큼 연기가 불가피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대구은행 김재성 부행장보는 “국민적 합의와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제도를 시행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김부행장보는 또 “고객들이 금융기관에 대해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정보가 부족한 상태에서 고객 손실 부담 원칙만을 고수한다는 것은 정부의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삼화상호신용금고 김경길 사장도 “구조조정이 채 마무리되지 않은 시점에서 제도시행을 강행한다면 유동성 위기를 초래해 건전한 신용금고도 흑자 도산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주택은행은 상반된 의견을 제시했다. 주택은행 주영조 부행장은 “금융기관의 건전성에 대한 판단 기준이 부족한 상황에서 제도 시행은 고객들에게 거래 금융기관을 판단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부행장은 보장한도 확대에 대해서는 “한도 확대는 단기적으로는 자금이동을 억제할 수 있겠지만 결국 은행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 예금보험공사는 보호한도 인상은 소액예금자의 보호 효과는 물론 거액예금자의 자금이동 방지에도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2000만원 보호 한도를 유지할 경우 고객들의 신뢰획득과 시장규율 강화 및 예금보험기금의 손실 가능성 최소화 등 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라며 한도확대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

한편 예금 부분보장제 시행을 앞두고 칼자루를 쥐고 있는 재경부 금감위 등 금융당국은 당초 계획대로 내년 1월부터 시행은 하되 보장한도를 예보 주장대로 2000만원을 고수하는 방안과 3000만원이나 5000만원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놓고 고심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금융당국자들은 예금 보장한도를 당초 방침대로 2000만원으로 고수하게 되면 부실사들이 정부 주도의 지주회사나 예금보험공사 자회사로 편입되는 은행이나 종금사는 문제가 없지만 신용금고는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지금처럼 금융시장이 불안한 상황에서 혼란을 더욱 심화시켜 ‘제2의 의약 분업’사태를 초래하는 상황이 야기될까 봐 우려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을 반영, 금융당국 내에서는 제도 시행의 유연성을 발휘, 시행은 하되 보장한도를 3000만원이나 5000만원으로 올려야 하지 않느냐는 주장도 만만찮게 제기되고 있다.



박준식 기자 impark@k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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